처방전 없음 - '새로운 건강'을 찾아나선 어느 청년의사의 인생실험
홍종원 지음 / 잠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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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집이 뭐 하는 곳인가요?"

"그냥 마을사랑방입니다."

"왜 이름이 건강의집이죠?"

"제 직업이 의사라서 건강이란 단어를 넣었어요."

"여기서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7p)


《처방전 없음》 은 병원 밖 의사 홍종원님의 책이에요. 세상에 이런 의사 선생님도 있구나, 굉장히 놀라웠어요.

저자는 의대를 졸업한 진짜 의사이며, 남들은 페이닥터냐 개원의냐를 고민할 때 '의사의 역할은 무엇이며 어떤 의사가 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며 무작정 지역사회에 뛰어들었다고 해요. 동네주민들과 어울려 축제나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마을사랑방 '건강의집'을 얻어 여러 청년들과 함께 살면서 '호의'와 '연대'만이 건강한 삶의 필수 조건이라는 것을 몸소 깨달았고 해요. 일련의 고민과 실험을 거쳐 반지하 공간 '건강의집'은 청년을 위한 주거지로 남기고, 지금은 동료 의사와 함께 방문진료 전문병원 '건강의집 의원'을 열어 아픈 사람들을 직접 찾아다니는 의사가 되었대요.

이 책은 저자가 '남의 집 드나드는 의사'가 되기까지의 인생 이야기와 방문진료를 하며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건강과 의료에 대한 생각들이 담겨 있어요. <한겨레신문>에 '남의 집 드나드는 닥터 홍'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칼럼 여러 편을 다듬어 묶은 글이라고 하네요. 전체 칼럼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2022년 3월 6일부로 연재가 끝났더라고요. 그 마지막 글에는 "어르신과 가족 돌봄의 경험이 기억하기 싫은 절망의 경험만이 아니길 바라본다. 아픈 이뿐 아니라 아픈 이를 돌보는 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아픈 이와 돌보는 이들 모두에게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역할이 나에게 주어지길 바라본다. 찾아가는 의사. 남의 집을 제집 드나들듯이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꿈도 계획도 없다. 내 집도 남이 드나들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방문을 허락하는 이들이 고맙고, 그 고마운 이들과 오랫동안 만나고 싶다."라고 적혀 있네요.

이제껏 제가 만나본 적 없는 의사 선생님이라서 신기했고 질병을 치료하는 것만이 의료활동의 전부가 아니라 인간과 건강한 삶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존경심을 느꼈어요. 저자는 '너는 환자고 나는 의사야'라는 권위적인 태도는커녕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어요. 병원에 가면 대뜸 증상만 묻고, 바로 처방전을 입력하는 의사만 보다가 닥터 홍의 이야기를 들으니 유니콘을 마주한 느낌이었어요. 아니, 비온 뒤 눈부신 무지개 같은 감동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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