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시민불복종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8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황선영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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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가 가장 좋은 정부다."

나는 이 말에 진심으로 동의한다. 

그래서 정부가 하루빨리 이런 모습을 체계적으로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 모토를 실행에 옮기면 

결국 "전혀 다스리지 않는 정부가 가장 좋은 정부다."라는 결론이 나온다. 나는 이 말에도 동의한다.

사람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면 바로 이런 유형의 정부를 얻을 것이다.

... 정부는 사람들이 자기 뜻을 이루기 위해서 선택한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정부를 통해서 행동할 수 있기 전까지는 정부도 상비군처럼 남용되거나 악용될 우려가 있다. ... 시민으로서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 정부가 당장 나아지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어떤 정부가 존중할 만한 정부인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것이 바로 존중할 가치가 있는 정부를 수립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길이다." (6-9p)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시민 불복종》은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여덟 번째 책이에요.

《시민 불복종》의 저자는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실천적 초월주의 철학자이자 자연주의 문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2년 2개월 2일을 홀로 지내며 썼던 『월든(Walden : Life in the Woods)』 이라는 책으로 기억할 거예요. 자연주의 사상이 그대로 담긴 숲속 오두막 생활을 하던 그 시기에 소로가 감옥에 간 적이 있어요. 죄목은 6년간 인두세 미납, 돈이 없어서 못 낸 것이 아니라 납세를 거부했던 거예요. 1846년 멕시코 전쟁이 터지자 노예제도와 전쟁을 반대하면서, 국민들의 세금이 노예제도 유지에 들어가기에 낼 수 없고, 멕시코와 비도덕적이고 명분 없는 전쟁을 벌이는 정부라면 더더욱 세금을 못 내겠다고 버티다가 체포됐던 거예요. 수감 기간은 단 하루, 자신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세금을 대납해준 고모 덕에 풀려났던 거죠. 거기서 나왔을 때 세상이 크게 바뀐 게 없다는 걸 느꼈고, 감옥에서의 하룻밤 경험을 토대로 《시민 불복종》을 썼다고 해요. '시민 불복종'의 원제는 <Resistance to Civil Government, or Civil Disobedience, or On the Duty of Disobedience> 이며 핵심은 국가나 법이 비양심을 요구한다면 저항하라는 거예요. 악법도 법이라는 소크라테스와는 반대로 시민의 적극적인 항거를 주장한 거죠. 공교롭게도 감옥에 갇혀보니 자신을 가둔 정부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달은 거예요. 육신은 감금한다고 해도 자신의 정신까지 가둘 수는 없다고, '나는 남에게 강요당하려고 태어나지 않았고 내 방식대로 숨 쉴 것이다. 누가 더 강한지 두고 보자.' (34p)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어요. 스물아홉 살의 청년 소로는 감옥에서의 사색을 통해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공자의 말을 빌려 "만일 나라가 이성의 원칙에 따라서 통치된다면 가난과 고통은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나라가 이성의 원칙에 따라서 통치되지 않는다면 부와 명예가 부끄러운 일이다." (22p)라면서 무능하고 불의한 정부를 향해 따끔한 일침을 날리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 이유로 놀랐어요. 굉장히 짧지만 구구절절 옳은 말이라서 감탄했고, 1849년 '시민 불복종'이라는 외침이 2023년에도 유효하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어요. 그때와 지금, 세상은 얼마나 바뀌었나요. 광범위하게 만연한 잘못이 계속 이어지려면 무관심이라는 미덕이 필요하고, 불의를 근절하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 인간의 의무는 아니지만, 딱 하나만 기억한다면 정신 번쩍 들 거예요. 소로는 말했어요, 현명한 사람은 정의를 운에 맡기지 않는다고요.


"늘 다수가 지배하는 정부는 정의를 따르지 못한다.

다수가 사실상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정부 말고 양심을 따르는 정부는 있을 수 없는가?

... 나는 우리가 사람이 되고 나서 국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을 정의만큼 존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가 당연하게 생각해야 하는 유일한 의무는 

언제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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