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
정민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5월
평점 :
아주 어릴 때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는데 나중에서야 그에 알맞은 표현을 찾았어요.
군중 속의 고독, 이 말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외로움의 본질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외로움의 형태가 달라진 것 같아요. 군중 속의 고독이 아니라 진짜 혼자 있어서 외롭고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니 말이죠. 1인 가정이 점점 늘고 있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먹고, 혼자 즐기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된 것 같아요. 수많은 인간관계에서 부딪치며 살아가는 일이 스트레스인 건 맞지만 아예 군중에서 동떨어진 상황은 극도의 외로움을 초래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온라인 가상세계 속에서 관계맺기에 열중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서로 연결되기를 원하는 존재인 것 같아요. 내적인 고독은 어쩔 수 없는 마음의 일이지만 물리적 고독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질 우려가 있으니 경계할 필요가 있어요. 바로 그 점을 주목한 소설이 나왔네요.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는 정민선 작가님의 소설이에요.
저자는 방송국에서 10년 넘게 음악 프로그램 작가로 일했고, 늘 사람에 대해, 마음에 대해, 관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었다고 이야기하네요.
이 소설은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마치 실제처럼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려 출연자 여섯 명이 어떻게 익명의 카톡방을 통해 소통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소설 속 다큐멘터리인데도 뭔가 실재하는 사람들처럼 느껴지네요. 먼저 다큐멘터리 [혼자이지만 외롭지는 않습니다] 기획자의 소개가 나오는데, 꽤 실감나는 설명이라 몰입이 되더라고요.
"소통의 부재. 네, 저는 고독의 근본 원인을 그것으로 전제하고 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아마 우리는 과거보다 현재 그리고 미래에 더 혼자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 각자가 느끼는 고독의 크기라든가 모습은 천차만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연령대의 다채로운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나름의 고독에 대해 정의해보고 싶었고요. 각 출연자가 어떻게 혼자서 살아가고 있는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 보면서 울고 웃게 되시길 바랍니다. ... 한정된 공간에서 낯선 타인을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고독'이라는 단 하나의 키워드로 이들이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 아닌 실험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16-18p)
책으로 만나는 다큐멘터리, 어쩐지 라디오 프로그램의 시청자 사연을 듣는 것처럼 우리들의 이야기 같아서 공감할 수 있었네요. 문득 온라인 카페의 오프라인 모임을 갔던 경험이 생각나면서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주제를 좀더 깊이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