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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ㅣ 가족이 함께 읽는 댄 야카리노 그림책
댄 야카리노 지음, 김경연 옮김 / 다봄 / 2023년 5월
평점 :
세상에 책이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어차피 안 읽는 책이니 상관 없다고요? 아니면 책 없는 세상은 하루도 못 살 것 같나요?
《책이 사라진 세계에서》는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가 댄 야카리노의 최신작이라고 해요.
이 책은 댄 야키리노가 그래픽노블과 그림책 형식을 넘나들며 그려 낸 미래도시 이야기예요.
첫 장을 펼치면 매우 신기한 광경이 보이네요. 투명한 돔 형태 안에 사람이 한 명씩 누워 있어요. 공중에 노란 공이 둥둥 떠 있고요.
꼬불꼬불 머리카락, 귀여운 주근깨를 가진 아이가 기지개를 펴고 있어요. 바로 우리의 주인공 빅스예요. 빅스가 눈을 뜨자 공중에 있는 노란 공이 눈을 번쩍 뜨네요. 빅스가 사는 도시에서는 이런 눈들이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어요. 한 사람에 하나의 눈, 그 눈이 무엇이든 다 도와주고 어디든지 따라다니며 감시하고 있어요. 빅스는 눈이 도와주는 게 싫어요. 왜냐하면 혼자 스스로 하는 게 좋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가족들은 빅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빅스가 하는 대로 내버려뒀죠. 빅스는 노는 것을 좋아했고 태프 언니와 같이 놀고 싶은데, 다들 눈만 바라보고 있느라 놀아주질 않았어요. 빅스는 가끔 외로웠어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사람들은 각자의 눈만 보고 있거든요. 왠지 이 장면이 낯설지 않아요. 굳이 먼 미래를 상상하지 않아도 현재 우리들의 모습이니까요. 도시 곳곳에서 마주하는 사람들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고, 각자 스마트폰을 보느라 주변엔 신경도 쓰지 않아요. 집에서도 가족이 다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 보다는 각자 방에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보고 있어요. 아무래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거리두기를 하고 마스크를 낀 채 지내다보니 서로 눈을 마주치며 소통하는 것이 번거로운 일이 된 것 같기도 해요.
암튼 미래 도시에서 눈들은 도와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감시도 하는데, 왜 감시를 하는 걸까요.
빅스는 눈들을 피해 도망쳤고 우연히 부서진 건물 틈에서 찍찍 소리를 내는 녀석을 발견했어요. 호기심에 녀석을 따라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가 낯선 곳으로 떨어졌죠. 아래로 아래로, 빅스와 녀석이 내려간 곳은 바로 지하도시였어요.
자, 빅스와 함께 본격적인 모험을 시작해볼까요.
그림책의 구성이 재미있어요. 게이트폴드, 양쪽에 접힌 부분을 펼치면 아주 길게 지하도시의 단면을 확인할 수 있어요. 빅스를 지하도시를 안내한 찍찍 소리 내는 녀석은 쥐였어요. 빅스는 그곳에서 누구를, 무엇을 만났을까요. 책이 사라진 디지털 세상은 디스토피아일까요, 아니면 유토피아일까요. 이 책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다 읽고나면 "아하, 역시 이야기는 재미있구나."라고 느낄 거예요, 아참, 진짜 책이 사라져서 이 재미있는 책을 못 보게 된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 아니, 저는 못 살 것 같아요. 소중한 책을 오래오래 읽고 싶다고요. 그러니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책을 펼쳐보면 어떨까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