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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앤솔로지 : 이상한 나라 이야기 ㅣ 앨리스 앤솔로지
배명은.김청귤.이서영 지음 / 고블 / 2023년 5월
평점 :
수많은 동화들이 있지만 그 가운데 오랫동안 기억되는 이야기가 있어요.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예요. 단순히 동화 속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현실을 빗댄 비유와 상징들이 숨어 있을 줄이야.
그래서 앨리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네요.
《앨리스 앤솔로지 : 이상한 나라 이야기》 는 모든 앨리스 마니아를 위한 재창작 앤솔로지라고 해요.
배명은 작가님의 <모자 장수와 나>는 일제 강점기 만주 한복판을 달리는 기차 안에서 열여섯 살 소녀 아리가 모자를 훔치는 모자 장수를 만나는 이야기예요. 우리 역사에서 싹둑 오려내고 싶은 악몽이자 비극의 시기를 다루고 있어서 싫은데 은근 몰입하게 되네요. 요즘 딱 이 시기를 다룬 판타지 액션활극 드라마에 빠져 있다보니 장면들이 겹쳐 보였던 것 같아요. 다만 너무 짧아서 아쉬움이 남네요. 모험이라기엔 짧고 아주 찰나의 환상 같았거든요. 아리가 처한 시대적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모자 장수의 등장으로 이상한 나라를 살짝 맛본 것 같아요.
"여긴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라 원더랜드란다. 이상할지, 아름다울지는 너에게 달렸지.
그렇지만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니... 불쌍한 아가. 너에게 원더랜드에서 용감하게 모험을 한 소녀의 이름을 붙여줄까?"
"용감... 그 이름을 받으면 저도 용감해질까요?"
"모든 건 네 선택에 달렸단다, 앨리스. 넌 네가 원하는 걸 할 수 있어." (85p)
김청귤 작가님의 <앨리스 인 원더랜드>에서는 기억을 잃은 여자아이가 영혼 상태로 떠돌고 있어요. 흰 토끼를 따라 구멍에 빠져 다다른 곳에는 기묘한 존재들이 가득하네요. 파란 애벌레는 소녀에게 앨리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앨리스가 된 소녀는 원더랜드라는 곳에 두 발을 딛고 선 느낌이 들었어요. 드디어 여왕을 만난 앨리스, 어떻게 됐냐고요? 이상한 나라에서는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고요. 원한다면 말이죠.
이서영 작가님의 <꿈은 항상 배신을 하니>에서는 세상은 그대로인데 나만 혼자 바뀌어버린 이야기예요. 도대체 나에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어린아이의 몸이 되어버린 나에게 주변 사람들은 똑같은 말만 하고 있어요. 어른이 되면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근데 전혀 아니라고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요. 반전의 결말을 보면서 인간의 기억은 지울 수 있어도 본능은 사라지지 않는구나 싶었어요. 그러니 이상함을 감지했다면 의심해봐야 해요. 여기가 이상한 나라인지 아닌지가 궁금하다면 자신이 누군지부터 확인하면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