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투어리즘 인문 여행서 - 역사와 함께 길을 걷다
원선희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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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투어리즘 (Dark tourism)은 어두운 역사의 현장을 찾는 여행을 뜻해요.

잔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역사적 장소나 재난, 재해 현장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여행인데 아픔과 슬픔의 역사를 겪어온 우리나라는 다크 투어의 현장 그 자체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이 책이 더 눈에 띄었나봐요.

《다크투어리즘 인문 여행서》는 여행자의 눈으로 보고 느낀 역사 기행문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책은 역사와 함께 걷는 여행길을 보여주고 있어요. 난중일기를 읽고 이순신의 말을 따라 걷는 길, 이산 정조와의 8일간의 여행ㄱ, 한국전쟁 시 북에서 남으로 피난 온 사람들이 염전을 일구며 살았다는 증도와 꽃섬(화도)으로 가는 노두길, 호국항쟁·생명·평화의 꽃섬 그리고 심도라고 불리던 강화 나들길, 왜소한 거대항 큰 나루터 항구라 불리던 대진항과 화진포, 원시의 길·문명의 길인 차마고도, 20120416 그날에 멈춰있는 팽목항, 제주 4·3 평화공원과 북촌 4·3 길을 만날 수 있어요. 그 길 위에 굴곡진 우리의 역사가 있고 사람이 있어요. 저자는 벼슬아치들의 허깨비 같은 비석은 세워져서는 안 되지만 우리가 꼭 기억하고 존경해야 할 인물들의 비를 세우는 일은 가치 있다면서 순국열사 연기우 의병장 공적비를 소개하고 있어요. 1907년 고종이 헤이그 만국 평화회의에 밀사를 파견하자 일제는 이를 빌미로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키고 뒤이어 조선 군대를 해산시켰는데, 이때 연기우는 강화 진위대 부교로 있다가 해산당하자 곧바로 의병이 되었어요. 의병장 연기우 공적비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고 해요. "어느 날 아들이 아버지 연기우를 찾아왔다. 일본군이 집에 불을 질렀고 어머니는 병이 깊어 누워 있기에 생계가 막막하다고 했다. 아버지의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연기우는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들을 혼냈다. 수중에 돈은 있었다. 그런데 무기를 사고 군사들을 먹일 돈이다. 사사로이 한 푼도 쓸 수 없었다. 딱하게 여긴 부하 한 사람이 연기우 몰래 아들에게 돈을 주었다. 그걸 안 연기우는 아들에게서 돈을 받았다. 아들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232p) 이 땅에는 아직도 일제 강점기 자신의 친일 매국 행위를 갖가지 이유로 변명하는 자들이 수두룩하고 지식과 지위가 높았던 자들일수록 더한데, 이들에게 연기우가 "네 이놈들, 입 닥치지 못할까!" 라고 불호령을 내리는 것 같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했어요. 지금 우리는 친일을 넘어 굴욕외교라는 참담한 상황을 목격하고 있어요. 그러니 조선총독부 관저 복원을 추진한다는 말이 나오고, 다른 날도 아닌 3·1절에 일장기를 걸고 유관순이 실존인물이냐며 막말하는 사람이 나오는 거예요. 한국이 싫고 일본이 좋은 한국인이 있다 해도 그들이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부정하는 만행은 결코 묵과할 수 없어요. 입만 열면 안보를 외치던 정부가 미국 정보기관에 도청당하고 북한의 무인비행기를 놓치더니 서울 전역에 경계경보 사이렌을 울렸다가 오발령이라니, 이 무슨 해괴망측한 경우랍니까.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미래 시점에서 바라본 지금 여기는 다크 투어 현장이네요. 캄캄한 터널을 지나고 있는 거라면 함께 손잡고 그 끝을 향해 가야겠지요. 저자의 말처럼 역사의 길은 혼자 만드는 길이 아니고, 혼자 가는 길도 아니며, 우리 모두 함께 가는 길, 함께 가야 할 길이에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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