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박미옥
박미옥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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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인물인 줄 알았어요. 마동석이 연기했던 마석도 형사처럼 말이죠.

어찌보면 경찰관, 형사는 박수를 받아야 마땅한 직업인데도 불구하고 편견이 많은 일이기도 해요. 이 책을 통해 형사의 진면목을 봤네요.

《형사 박미옥》 은 박미옥 형사님의 인생 이야기예요.

저자는 1991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여자형사기동대를 창설할 때 선발되어 스물세 살 나이에 한국 경찰 역사상 첫 강력계 여형사가 되었대요.

출중한 검거 실적으로 순경에서 경위까지 9년 만에 초고속 승진을 했고, 2000년 최초로 여성 강력반장, 2002년 양천경찰서 최초의 여성 마약범죄수사팀장, 2007년부터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행동과학(프로파일링) 팀장과 화재감식팀장을 겸임했고, 2010년 마포경찰서 강력계장으로 만삭 의사 부인 살인사건, 한강변 여중생 살인사건 등을 해결했고, 2011년 강남경찰서 최초의 여성 강력계장을 맡았으며, 2021년 서귀포경찰서 형사과장을 끝으로 명예퇴직했다고 하네요. 현재 제주에서 후배 여형사와 한 마당에 각자 집을 짓고 살면서 글을 쓰는 작가님이 되셨네요.

이 책은 형사 박미옥이 30년간 범죄 현장에서 본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왜 경찰이 되었는가, 저자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착하게 살고 싶어서 이 직업을 선택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여자형사기동대의 원년멤버가 된 건 그야말로 교통사고 같은 일이었대요. 서울 경찰청 형사부에서 처음으로 여자형사기동대를 시범 운영한다는 모집 공고를 저자가 속한 민원실에서 했는데, 상사가 "너도 지원해봐"라는 권유를 거절할 짬밥이 아니었다는 게 지원 이유래요. 형사로서 첫 단속은 여성 전용 사우나에서 고액의 판돈을 걸고 도박하는 현장이었대요. 체포한 사람들을 조사하면서 감정이 요동쳤는데, 도박판의 여자들이 푸근한 아주머니로 보였다가 거짓말쟁이 사기꾼으로 보였다가 변하더래요. 이때 자신의 시선과 마음의 흐름에 따라 같은 사람도 다르게 비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대요. 밤잠 못자고 사회의 어둠을 쫓은 지 석 달 만에 세상의 밑바닥, 적나라한 민낯을 마주했으니 평생 잊을 수 없는 첫경험이었대요.

이렇듯 한 권의 책만으로도 경찰관, 형사의 노고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데, 그동안 그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적다보니 오해와 편견이 쌓였던 게 아닌가 싶어요. 현실에선 경찰서 갈 일 없고, 경찰관을 만나는 일이 없어야 잘 사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심리적 거리감이 컸는데, 박미옥 형사님 덕분에 그 거리감이 좁혀진 것 같아요. 민원실 순경에서 여자형사기동대 소속이 되고, 최초의 강력계 여형사로 살아온 저자의 이야기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인생 스토리예요. "눈앞의 절망을 보고도 끝내 희망하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 그렇게 끝없이 희망하는 습관이 체질화되고 삶이 되어버린 것이, 형사 30년 세월의 동력이자 이유가 아니었을까." (287p) 라는 고백은 깊은 감명을 주네요. 은퇴 이후에도 마음 아픈 사람, 관계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모습은 진심으로 존경스럽네요.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초심 그대로, 진짜 멋진 사람 박미옥을 만났네요.


"인간은 결국 자신의 핵심 감정과 마음의 소용돌이를 이해하고 풀어가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게 아닐까.

서로에게 각자의 꼴이 있고, 감당해야 할 고통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 때

우리는 진정 자유롭고 건강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294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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