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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일반판)
올리버 색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알마 / 2016년 5월
평점 :
《고맙습니다》 는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에세이예요.
이 책은 작은 수첩 같아요. "고맙습니다. Gratitude " 라는 문장을 새삼 여러 번 되뇌였어요.
올리버 색스가 삶의 마지막 2년 동안 썼던 글을 모은 이 책에는 네 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어요.
나라면 몇 개월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라고 상상해보지만 솔직하게 답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자꾸 머릿속에서 죽음에 관한 상상을 밀어내려고 해서, 살짝 질문을 바꿔봤어요. 여든까지 산다면 뭘 하고 싶을까라고 말이죠.
색스는 2014년 12월 자서전 <온 더 무브>를 마무리하고 얼마 뒤에 9년 전에 눈에 발생했던 흑색종이 전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2015년 2월, 수술실로 들어가면서 '나의 생애'라는 글을 <뉴욕타임스>에 보내달라고 부탁했고, 7월에도 같은 매체에 '나의 주기율표'라는 글을 썼어요.
여든 살 생일을 앞둔 시점에 쓴 '수은'이라는 글과 전이암 진단을 받은 이후의 글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놀라웠어요.
"남은 몇 달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내 선택에 달렸다. 나는 가급적 가장 풍요롭고, 깊이 있고, 생산적인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 (26p)
"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 무엇보다도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29)
사람이니까 당연히 죽음이 두려웠을 텐데, 여전히 아이와 같은 호기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살아 있음을 감사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어요.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따스한 문장들, 유독 얇은 책이지만 마음을 꽉 채우는 울림이 있네요. 언제 닥칠지 모를 죽음 대신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집중하면서 가치 있고, 행복하게 살아야겠구나... 정말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