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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 2 상·하 세트 - 전2권 - 오상호 극본
오상호 지음 / 너와숲 / 2023년 4월
평점 :
일시품절
최근 시청했던 드라마 가운데 최고였어요.
너무 푹 빠졌던 드라마인지라 그 후유증이 큰 것 같아요. 자꾸만 도기와 고은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맴도네요.
"고은 씨."
"잠깐! 말하지 말아요. 어떤 부탁인지 맞춰 볼게요."
" (빙긋 웃는) 정답이에요."
"아직 얘기 안 했거든요?"
바로 화제의 드라마 《모범택시 2》 대본집이 나왔어요. 사실 시즌 1은 후반부에서 작가님이 교체되면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시즌 2는 오상호 작가님의 극본으로 완결되었네요. 드라마를 보지 않고 대본집을 먼저 읽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순서만 바뀌었을 뿐이지 전부 보게 될 거예요. 왜냐하면 재미있으니까요. 단순히 재미를 추구하는 오락물이라면 호불호 취향이 갈릴 수 있지만 이 작품은 통쾌한 복수극이라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요즘 이래저래 힘들고 답답한 뉴스 때문에 울화병 직전인데 소화제 같은 모범택시 덕분에 조금이나마 막힌 속이 뚫린 기분이에요.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에서 힘 없고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하여 복수해 줄 <무지개운수>는 없지만 우리는 알고 있어요. 드라마에 나오는 에피소드가 가상의 사건이 아닌 실제 일어난 범죄라는 걸 말이죠. 뉴스를 통해 접했더라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사건의 전말을 알기는 어려워요. 드라마는 우리에게 그 범죄 사건이 '남 일'이 아닌 '우리 일'이라는 것,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걸 상기시켜주고 있어요. 모든 회차는 아니지만 에피소드마다 엔딩 카피가 인상적이라 여러 번 돌려봤네요.
"5283 운행 시작합니다. 당신의 억울함을 듣고 싶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은 한때 나였고, 나는 곧 당신이 걷던 길을 걷게 될 것임을."
"아이들한테 아물지 않는 상처가 왜 생겼는지, 지금부터 해명해야 할 거야."
"종교가 원래 힘든 사람들한테 마음의 위안과 용기를 주거든. 진짜 종교는 그런 거더라고."
"힘이 없어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차라리 같은 편이 되자. 그렇게 마음먹은 당신도 결국 공범이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저 사람이 지금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니까."
"악마를 잡아야 하는 공권력이 오히려 그들과 결탁했을 때, 도심 한복판에 어떤 괴물이 나오는지 보여주는 거 같지 않아요?"
"언젠가 사람들이 당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세상이 온다면 나 같은 사람은 스스로 사라질 거예요."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는 게 있어."
"전화벨이 울리는 한, 운행은 계속된다.
거기 혼자 있는 거 아니죠? 혼자 있지 말아요. 지금 아프잖아요."
드라마의 여운이 남은 상태에서 대본집을 읽으니 장면이 떠오르면서 목소리가 들리는 듯 느껴지네요. 이번 시즌 2에서는 무지개운수 팀이 큰 위기에 처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데, 역시나 믿고 보는 드라마답게 멋진 마무리였어요. 옥상에서 술을 마시는 도기와 고은이 건배를 한 뒤, 고은이 "조금 전에 내가 기사님이랑 건배할 때요... 30cm보다 가까웠어요. 한 25cm? 그런데 부담스럽지도 무섭지도 않았어요."라고 말하며 서로 미소짓는 장면이 의미심장하네요. 다음 시즌 3 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네요. 모범택시 시즌 2는 끝났지만 여전히 모범택시앓이를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반가운 선물인 것 같아요. 명대사 모음과 포스터, 배우님들의 사인까지 볼수록 흐뭇해지는 구성이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