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알러지
박한솔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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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달달하다 못해 느끼한 멘트는 닭살이 돋을 정도로 못 견디는 편이었어요.

근데 요즘 뭔가 바뀐 것 같아요. 몽글몽글한 감성이 좋아지면서 강렬한 액션 장르보단 로맨스 장르에 더 끌리네요.

《러브 알러지》 는 박한솔 작가님의 힐링 로맨스 소설이에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주인공 한휘현에겐 인간 알레르기, 러브 알레르기가 있어요.

선천적으로 타고난 질환은 아니고, 이든이라는 남자를 만나면서 증상이 발현된 거라 황당하고 기막힌 관계라고 할 수 있어요. 휘현에게 있어서 이든은 알레르겐, 즉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인 거예요. 휘현은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갔고, 그곳에서 우연히 휘현을 만났는데 알레르기로 엮이게 되는 이야기예요. 사랑이란 무엇일까, 아마 사람마다 정의가 다를 거예요. 휘현과 이든도 각자 살아온 환경이 다르듯이 사랑에 있어서도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한 사람에 관해서 '왜 저럴까?'라는 궁금증을 갖는다는 건 그린라이트 신호라고 볼 수 있어요.

첫 만남부터 결코 친해질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어떻게 서서히 가까워지는가, 바로 이 과정이 로맨스 소설의 묘미인 것 같아요.

가족 간에 소통이 어렵고, 심각한 갈등을 겪는 경우에는 타인과의 관계에도 안 좋은 영향을 주더라고요. 다 큰 성인이니까 괜찮은 척 숨길 수는 있지만 내면의 상처까지 외면할 수는 없어요. 휘현은 낯선 미국땅에서 진짜 자신이 누구인가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게 되고, 자신의 알레르겐인 이든을 통해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는데...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는 그 속을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극도로 감정을 억제하며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던 휘현을 보면서 과거 어린 휘현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만 매일 싸우는 부모 때문에 공포와 불안에 떨어야 했던 아이는 사랑을 회피하는 어른이 되었어요. 반면 입양되었지만 좋은 양부모 덕분에 사랑받고 자란 아이는 마음이 단단하고 따뜻한 어른이 되었어요. 부모의 사랑은 조건 없는 사랑이어야 해요.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부모는 아이에게 조건부 사랑을 내밀고, 아이는 사랑받기 위해 발버둥칠 수밖에 없어요. 그건 비뚤어진 사랑이고, 가짜예요. 진짜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상처받고,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어른이 되고 말아요. 안타깝게도 부모가 부모답지 못한 경우들이 있어요. 참으로 불행한 일이에요. 하지만 어른이라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고, 해내야만 해요.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 힘은 사랑이에요. 무조건적인 사랑, 그냥 너라서 좋은 마음, 나보다 너를 더 아끼는 마음, 부족한 나를 보여줘도 괜찮은 마음, 내 것을 내어줄 수록 더 충만해지는 마음... 이러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상대를 만났다면 행운이고, 기적이에요.

과연 휘현과 이든은 러브 알러지를 치료할 수 있을까요. 어쩐지 휘현이 좋아하는 샤갈의 작품 <산책>을 볼 때마다 휘현과 이든을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이든이 하는 모든 말의 온기는 따뜻했음에도 

휘현은 몸이 닳는 것만 같은 이상한 감정에 휩싸이고는 했다.

휘현과 이든의 눈동자가 마주쳤다. "콜록콜록" 휘현이 다시 잔기침을 시작했다.

때맞춰 데릭 교수가 돌아왔다.

"알레르겐을 찾은 것 같습니다."

다시 자리로 돌아온 이든과 휘현은 다소 멍한 눈으로 데릭을 주시했다.

이제 막 들은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휘현은 웅얼거리듯 되물었다.

"인간 알레르기요?"

(...)

"인간 알레르기는 처음 듣는데요?"

"많은 사람에게 인간 알레르기가 있지만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휘현 씨는 즉각 몸에서 반응해 알게 된 거고요?" (76-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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