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그 화려한 역설 - 69개의 표지비밀과 상금 5000만원의 비밀풀기 프로젝트, 개정판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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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가 될 수 없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서로 이해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 키에르케고르의 「철학적 단편」 중에서 (22p)



《문명, 그 화려한 역설》은 최인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원래 이 작품은 2002년 1억 원 고료 국제문학상 수상작인데 파격적인 성적 표현으로 인해 출간이 거절되었다고 해요.

그로부터 20여 년, 직접 출판사를 창립하여 도서출판 글여울에서 2021년 3월 출간하게 되었고, 지금 제 손에 든 책은 2023년 개정판이에요.

우선 첫 장에는 "재미있게 소설을 읽고 덤으로 비밀을 풀어 보세요!"라는 문장과 함께 비밀풀기와 상금내역에 관한 설명이 나와 있어요.

책 표지에는 69개의 비밀이 있는데, 이걸 푸는 첫 번째 독자에게 50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고 되어 있어요. 2021년부터 시작된 <문명, 그 화려한 역설> 비밀찾기 프로젝트 공모전은 지금도 진행 중이에요. 이 프로젝트는 모든 비밀이 풀릴 때까지 계속된다고 하네요. 해답은 10~50자 이내로 써서 도서출판 글여울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면 돼요. 개인, 연인, 서클, 단체가 비밀을 풀어서 올릴 수 있는 횟수는 짝수월에 한 번이고, 연인이나 커플, 부부가 도전할 경우는 비밀 3개를 면제해준다고 해요. 비밀찾기 혹은 상금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요.

세상에나, 이런 이벤트는 처음 본 것 같아요. 문득 궁금해지네요. 도대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걸까요.

소설의 주인공은 스물일곱 살의 청년 모제예요. 형사인 그는 음악을 좋아하고, 여자친구 유리를 사랑해요.

스물네 살의 유리와는 대학 서클에서 만나 캠퍼스 커플로 쭉 지금까지 사귀었는데 갑자기 이별통보를 한 거예요. 어딘가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러 가야 한다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긴 채 사라졌어요. 스스로 떠났으니 가출이지만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렸어요.

형사로 근무하면서 유리를 찾아 헤매는 모제, 여기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모제의 사랑인 것 같아요. 몸과 마음의 사랑을 분리한 듯한 모제는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못 잊는다면서도 끊임없이 주변의 여자들과 육체적 쾌락을 즐기고 있어요. 그녀들은 기꺼이 모제와의 하룻밤을 원하고 있고요. 이건 마치 모제를 통해서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를 구현해낸 게 아닌가 싶어요. 어쩐지 지구종말론으로 떠들썩했던 1999년이 떠오르네요.

모제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유리를 보게 되고 뒤따라가다가 환청과 환영 속에서 유리를 마주하게 되는데, 그곳은 꽃이 만발한 낙원처럼 보였고 유리는 아담과 이브처럼 발가벗은 채 자신은 델로피아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요. 델로피아는 일종의 유토피아인데 인간의 이상향이 유토피아라면 델로피아는 신과 인간이 한데 어울려 평화롭게 살아가는 새로운 세계라고 하네요. 유리는 모제에게 무조건 앞으로 나가라고, 잘될 거라는 신념을 가지고 가라면서 작별인사를 한 뒤 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구멍 속으로 사라져요. 잠에서 깬 모제는 신전으로 꾸며진 고급 나이트클럽 소파에서 눈을 뜨게 돼요. 모제를 깨운 사람은 웨이터, 그는 이곳에서 지배인은 집주라 부르고, 웨이터는 하비, 여종업원은 미소리라고 부른다고 알려줘요. 그리고 모제를 집주에게 데려다 줘요. 은밀하고 신비로운 지하클럽 유토피아에서 모제는 백발의 노인 집주의 안내를 받게 돼요. 집주는 모제에게 당신은 이 세상에 몇 안 되는 마지막 인간이며 인류를 구원할 아홉 번째 의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줘요. 유리를 찾기 위한 발걸음이 유토피아 클럽으로 향했으나 모제는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그곳의 기억을 잊는데, 자꾸만 주변 여자들에게서 나이트클럽 지배인의 얘길 듣게 돼요. 그녀들 중 한 명이 사라지고 모제는 클럽의 집주를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져요. 유토피아 클럽의 유일한 규칙, 질문도 의문도 갖지 말 것. 보이면 보이는 대로, 느끼면 느껴지는 대로, 인식하면 인식하는 대로 행동하면 되는 곳, 꿈과 환상 같지만 그보다는 성경과 신화 속에 존재할 것 같은 그곳의 이야기... 과연 모제는 인류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요. 문명과 야만 사이, 무엇을 발견하느냐... 비밀찾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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