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휘의 자본시장 이야기 - 위기의 시대를 돌파하기 위한 한국 경제 뒤집어 읽기
이관휘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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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휘의 자본시장 이야기》는 경제학 교과서에는 없는, 현실 경제를 다룬 책이에요.

저자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서 자본시장의 건전한 질서를 모색하고 연구해왔는데, 이번 책에서는 최근 이슈들을 통해 자본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 원리를 알아보고, 자본시장을 둘러싼 논쟁들을 살펴봄으로써 거시경제가 어떻게 개인의 삶을 좌우하는지를 다루고 있어요.

자본시장이 작동하는 기본 원리인 효율적 시장을 이야기하기 위해 동학개미 투자열풍을 언급하면서 수익률과 위험, 분산투자와 집중투자 등 투자전략의 내용과 장단점, 이론적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어요. 동학개미들의 투자가 위험했던 이유는 개인투자자 순매수의 약 35%는 신용융자를 통한 매수, 즉 빚내서 실행한 투자였기 때문에 폭락장에서 버틸 힘이 없었다는 거예요. 투자 결과는 손실이든 이익이든 온전히 투자자 자신의 책임이라는 점에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위험을 고려한 투자를 해야 해요. 장기든 단기든 분산투자든 집중투자든 그 다음 문제인 거죠. 효율적 시장에서 주가는 펀더멘털 또는 내재가치를 반영하지만 비효율적 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이탈이 생긴다고 해요. 심리적 요소가 투자전략에 영향을 미치면서 근시안적 손실회피 성향을 지닌 개인은 투자수익이 나빠질 수밖에 없어요. 또한 테라·루나 사태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의 위험성이 노출되었고 이러한 위험의 전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암호화폐시장의 규제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요.

한국 자본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투자자들이 정당하게 투자의 대가를 얻을 수 있도록 보호하는 장치들이 크게 미비하다는 점을 들고 있어요. ESG 시대에 한국은 G가 다른 차원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E와 S를 잘한 기업에 투자했는데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그건 G 탓이에요. 자기 회사에 투자해준 고마운 주인인 주주들을 때리고 후려쳐서 허리와 목을 부러뜨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건 한국뿐이라는 것, 한국에서 ESG는 후진 G를 가리기 위한 수단이 되고 있는 게 아닐까요. 투자자들이 투자의 대가로 이윤을 챙길 수 있는 건 오직 양질의 거버넌스를 통해서만 가능해요. 거버넌스는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 즉 주주와 채권자들이 투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아갈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장치예요. 좋은 G를 위해서는 기업 내부의 노력보다 한 국가의 법적인 규제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ESG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지속 가능성이에요. 죄를 지어도 벌을 주지 않는 사회가 얼마나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욕하고 비난해야 할 건 탐욕이 아니라 반칙이라고, 죄지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은 시민사회의 기본적 뼈대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어요.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어요.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기간에 우리 경제성장률은 OECD 1위였는데, 현재는 완전히 뒤집혔어요.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가 11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 시기 이후25년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해요. 최근 은행 위기가 지속되면서 달러 지수와 원/ 달러 환율의 관계가 정반대로 움직이는 것도 수상한 조짐이에요. 달러가 강세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것이 상식인데 지금은 달러 약세에도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IMF가 한국 자산시장 리스크에 대해 경고했는데 아무런 대책도 나오지 않고 있네요. 그들만의 자본시장을 넘어서려면 비틀린 흐름을 읽어내는 비판적 시각이 필요해요. 위기의 시대를 돌파하기 위한 능력을 갖춰야 할 때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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