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이 닿을 때까지
강민서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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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초콜릿 한 조각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때가 있어요.

마치 이 소설처럼 말이죠. 《두 손이 닿을 때까지》는 강민서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이미 리디북스에서 연재된 소설로 로맨스 독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던 작품이라고 하네요. 서양풍 판타지물이라서 작가님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외국소설인 줄 착각할 뻔했네요. 여자 주인공 그레타 리에보는 리에보 백작가의 막내딸이며 올해 스물세 살이 되었어요. 특출난 언니 오빠들과는 달리 평범한 그녀에게 유일한 취미이자 재능은 활쏘기예요. 활쏘기를 사랑하는 예가헨 제국 사람들이 활 솜씨를 자랑하는 방법 중 하나는 사냥대회를 나가는 거예요. 그레타는 쭉 아카데미에서 지내다가 집으로 돌아왔고 황실 주최의 사냥대회를 나가게 되는데 그 장소가 특별해요. 수도 히테리아 외곽의 고곤 숲인데 이제껏 한 번도 사냥터로 지정된 적이 없던 곳이에요. 그건 고곤 숲에 위험한 동물들이 많기 때문일 거예요. 사냥대회 당일 그레타는 열심히 메추리 사냥을 하던 중에 곰을 만났고 거의 죽을 뻔 했으나 혜성처럼 나타난 남자 덕분에 목숨을 구했어요. 그가 바로 남자 주인공인 라가헨 솔 아단티에예요. 이 남자에겐 팔 한쪽이 없어요. 원래 평민이었으나 대 마물 전쟁에서 어마어마한 전공을 세우며 황태자의 목숨을 여러 번 구한 영웅이자 비운의 검사예요. 전쟁에서 오른팔을 잃고 명예뿐인 아단티에 공작위를 받았다고 해요. 강렬한 첫만남 이후 그레타는 라가헨이라는 남자를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게 되었어요. 그레타는 아버지 프란체를 찾아가 물었어요.


"내가 느끼는 게 정말 사랑일까요? 착각 같은 건 아닐까요?"

"그레타. 네가 느끼는 감정이 사랑인지 아닌지는 너만 알 수 있단다.

아직 어리니 혼란스러울 수 있어. 

하지만 네가 느끼는 감정이 사랑이든 사랑 아니든 무엇이 중요하겠니?

지금 당장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하지 않겠니?

... 그레타, 갓 돋아난 정체불명의 싹의 이름을 찾아 헤매기보다는 

그것이 무엇으로 자랄지 지켜보며 키워 나갈지,

혹은 일찍 솎아낼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떠니?" (18-19p)


가족 이외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 대상이 외팔의 검사라니, 그레타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소심하지만 사랑 앞에서 직진하는 여자와 사랑을 모르는 남자의 좌충우돌 로맨스, 은근히 설레고 재미있어요. 봄, 여름, 가을, 그에게는 봄으로 구성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계절의 변화처럼 감정의 흐름이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지만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도 사랑은 다르지 않다는 것. 로맨스 소설을 애정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은 라가헨처럼 사랑이라는 감정이 메마른 사람을 위한 특급처방전이라고 소개하고 싶네요.


"라가헨."

"멋진 이름이네. 라가헨. 절대 잊지 마. 네 이름. 사람들이 널 뭐라고 부르든, 너는 라가헨이야.

범의 아이. 라가헨. 범은 절대 어떤 고통 속에서도 지지 않아. 꺾이지 않아. 맹수니까." (4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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