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판매원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2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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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판매원》은 호시 신이치 작가의 쇼트-쇼트 시리즈예요.

초단편 SF소설의 매력을 처음 알게 해 준 작가라서 그 이름을 잊을 수가 없었네요. 드디어 재출간, 반가웠어요.

이 책에는 모두 마흔두 편의 쇼트-쇼트 작품이 실려 있어요. 휘리릭, 첫 장을 넘기고 나면 어느새 다음 장으로 홀린 듯 읽게 돼요.

워낙 짧은 이야기라서 집중력을 요구하지 않아요. 굳이 집중하지 않아도 금세 몰입하게 될 걸요. 왜냐하면 재밌으니까요.

472쪽 분량의 책을 단숨에 읽고나면 '이게 바로 쇼트-쇼트 시리즈구나!'라고 느낄 거예요. 중요한 건 작품 분량이 짧은 것이지 그 안에 담긴 내용이 가벼운 건 아니라는 점이에요. 또한 여기에 실린 작품들은 모두 1961년 6월 이전에 쓴 것으로 이 책은 호시 신이치의 초기 단편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작가는 작품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1961년 4월, 유리 가가린 소령을 태운 소련의 우주선이 발사되어 인류는 최초로 대기권 밖으로 나갔고, 그때 『주간 아사히』가 우주 특집호를 기획하면서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을 발표했다고 해요. 우주 진출이라는 시대적 흐름이 작가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줬던 거죠. 반면 1961년 우리나라는 우주를 신경쓰기엔 국내 사정이 복잡했어요. 정치사적으로 하나의 분기점이 된 해였어요. 상반기에는 통일 운동, 학생 운동, 노동 운동이 많이 일어났고 5월에는 박정희의 군사정변으로 한국 사회의 절차적 민주주의는 발목을 잡히고 말았어요. 뜬금없는 얘기같지만 호시 신이치의 SF소설을 읽다 보면 우주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현실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지구인 관점에서 벗어나면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어요. 우주 외계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들은 지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미래에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 그 결과는 무엇일까. 단순히 재미라고 표현하기엔 뭔가 아쉬워요. 흥미로운 소재와 충격적인 반전이 압권인 것 같아요.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천사 고과 考課>였어요. 천국이 독점사업이라 천사들이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설정이 처음에 웃겼는데 점차 이상하게 흘러가더니 급기야 예상치 못한 결말이라서 놀라웠어요. 왠지 묘하게 설득되는 느낌이었어요. 우리가 겪었던 불행한 사건들,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지... 분명 그 답이 아닌 줄 아는데도 그럴 것 같아서, 씁쓸했어요. 아마도 이러한 감상평이 잘 이해되지 않겠지만 작품을 읽어보면 바로 공감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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