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이경옥 옮김 / 빚은책들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스키스>에게 저렇게 좋은 안식처를 만들어주다니.

저 그림과 저 액자는 백 년 후에도 쭉 함께할 거야." (234p)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는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이에요.

하나의 그림 속에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이 담기듯이, 각각의 이야기에서 따스한 마음이 전해지네요.

그림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는데, 그림을 통해 사람들은 만나고 성장하고 있어요. 습작, 초벌 그림이라는 뜻을 가진 초상화 <에스키스>가 그린 사람을 떠나 여러 사람들 사이를 흐르며 삶을 바꾸는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레이는 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을까요. 어쩌면 그때는 불안한 마음이 더 컸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아프고 방황하는 시간들이 헛된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거쳐가야 할 여정이라는 걸, 그때 몰랐을 뿐이에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애써 외면했던 사람들도 먼 훗날에는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소설은 그림이라는 예술 작품을 통해 드러내지 못한 마음을 다시 확인하고, 살아 숨쉬는 뭔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네요. 마치 운명의 길잡이처럼.

다른 건 몰라도 사랑만큼은 운명을 믿는 편이라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재회까지 애틋하고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풋풋한 청춘의 설렘으로 시작해서 화가의 초기 초상화 작품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인연과 사연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된 것 같아요. 두 사람이 만나, "우리는 이제야 겨우 본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 (243p)라고 말하는 순간, 그동안 얼어붙었던 모든 것들이 일제히 녹아버리는 느낌이었어요. 멀어져 있던 시간들이 무색할 정도로, 서로의 진심이 통했다는 걸 알아차렸던 거죠. 그렇구나, 역시 그랬어, 두 사람의 에스키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게 너로부터 시작했어." (245p)라는 말이 그토록 원했던 답변이구나 싶었어요.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그림, 사랑하는 삶까지 전부 담고 있는 한 마디, 그래서 좋았어요. 소중한 마음을 마주할 때의 기분, 저절로 미소짓게 되는 이야기였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