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과거시제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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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거시제》는 배명훈 작가님의 SF 단편소설집이에요.

우선 SF 소설을 읽는 마음이 이전과는 달라진 것 같아요. 먼 미래가 아닌 현 시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이야기였어요.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는 인공지능의 존재를 처음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면 올해 오픈AI 가 공개한 챗GPT-4 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사람이 그림을 보듯 이미지를 인식하고, 사람처럼 글을 만드는 인공지능이라니 창작의 영역을 침범하는 게 아닌가 우려되네요. 실제로 몇 가지 키워드를 주면 몇 초만에 그럴 듯한 작문을 해내는 챗GPT의 능력이라면 어떤 미래를 그려낼지 궁금하기도 해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하는 로봇 마사로가 인간 유희보다 더 인간처럼 느껴진다는 게 참 아이러니했어요. 이 책에 실린 아홉 편의 작품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어요.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에서 팬데믹으로 지정한 그날부터 우리가 알던 세계는 사라진 것 같아요.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온 세상 사람들이 거대한 SF 소설 속에 갇혀버려서"라는 표현이 적절하네요. 막연하게 상상했던 미래와는 전혀 다른, 충격적인 미래가 이미 우리 곁에 온 것 같았어요. 2018년 작품인 <미래과거시제>는 사람들의 시간에 대한 인식을 다루고 있는데, 이상한 시제를 상상할 수 있는 자유를 긍정하고 싶네요. 소설을 읽으면서 독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겠지만 때로는 소설이 던지는 질문에 무겁게 가라앉을 수도 있어요. 그것이 문학이 지닌 힘이라고 생각해요. 작가는 소설에 자신만의 세계를 담아내고, 독자는 그 세계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결말이 어떠하든, "나는 행복하게 잘 살았어." (335p)라고 남긴 그 사람의 마지막 메시지로 기억하고 싶어요. 과학자들이 그토록 열심히 찾고 있는 외계생명체의 존재, 그 실존 여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믿고 싶어요.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탐험하는 시대인데, 무한한 상상력을 멈출 이유는 없으니까요. SF 소설이야말로 그 상상력을 자극하는 원동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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