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간 읽어주는 여자 - 공간 디자이너의 달콤쌉싸름한 세계 도시 탐험기
이다교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3월
평점 :
인생 버킷리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세계 여행이에요.
아직은 떠나기 위한 준비 기간이라서 여행 관련 책들을 많이 찾아보고 있어요. 근데 책을 읽다보면 책 자체가 특별한 여행이 될 때가 있더라고요.
다른 누군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삶의 경험들이 아름다운 풍경처럼 펼쳐지니 말이에요.
《공간 읽어주는 여자》는 19년차 공간 디자이너 이다교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어릴 적 꿈인 디자이너가 되었지만 서울살이가 녹록지 않았고,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15개국 45개의 도시를 탐험했다고 해요. '도시와 공간'이라는 테마로 세계 곳곳의 도시를 여행하며 기록한 이 책은 굉장히 신선한 자극을 주네요. 무엇을 위한 여행인가를 알고 떠나는 여행자는 행복한 것 같아요. 유명한 세계 명소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이 목적의 전부가 아니라면 자신만의 테마 여행을 계획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은 "공간을 사랑하는 여행자의 눈으로 건축, 문학, 영화, 미술, 음악 등과 함께 느꼈던 솔직한 감성의 이야기" (6p)라고 할 수 있어요. 각 장마다 지도 위에 국가별 도시가 표시되어 있어요. 유럽 대륙에서는 런던, 암스테르담, 베를린, 그라츠, 바일 암 라인, 롱샹, 푸아시, 바르셀로나, 파리를 둘러보며 아름다운 건축물과 위대한 건축가, 예술가를 소개하고 있어요. 이 가운데 꼭 가보고 싶은 곳은 롱샹성당이에요. 공간이 지닌 힘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어요. 롱샹성당의 설계자는 근대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코르뷔지에인데, 예순이 넘은 그가 설계하고 완공된 후에는 95세 노모에게 어린아이처럼 편지를 썼다고 해요. 음악가이던 어머니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형에게만 애정을 쏟았고, 힘든 건축을 하는 둘째는 늘 못마땅해 하셨대요. 언제나 어머니의 사랑에 결핍을 느꼈던 여린 아들은 서른 나이에 고향을 떠나 파리에서 건축사무소를 차렸대요. 지금은 세기의 건축가로 그를 기억하지만 생전에는 그의 건축을 반대하는 일부 경쟁자의 비난과 모욕에 시달렸대요. 그러한 고통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 아이를 갖지 않았다고 하니 뭔가 슬프고 아프네요. 롱샹성당의 외관은 곡선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풍기고, 내부는 각기 다른 크기와 각도로 만들어진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공간을 환상적으로 채우고 있어요. 직선과 곡선의 공간이 어우러져 부드럽게 연결되면서 완벽한 조화를 이룬 롱샹성당은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와 안도 다다오가 방문할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가 있어요. 한 번도 성당이나 수도원 설계를 하지 않았던 그가 처음 건축했던 롱샹성당은 후대 건축가들의 성지가 되었대요. 사진으로만 봐도 감탄이 나오는데 실물로 영접한다면 어떨지, 두근두근 설레네요.
아시아 대륙에서는 인도의 도시들, 올드델리, 뉴델리, 아그라, 찬디가르, 리시케시, 우다이푸르, 아마다바드를 탐험하고,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미국의 대표적인 도시 뉴욕을 거닐며 매력적인 공간을 알려주고 있어요. 건축가와 예술가에 관한 간략한 소개글 외에 QR코드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네요. 아름다운 도시와 공간이 우리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됐어요. 공간의 가치를 알고 떠나는 여행, 도시 여행을 통해 예술적인 영감과 감동을 받았네요.
"공간은 삶을 만들고 삶은 공간을 만든다. 그 안에는 여행이 있다.
누군가의 여행의 뜻은 '여기서 행복할 것'이라는 줄임말이라고 했던가.
도시를 따뜻한 시선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행복이었다." - 공간 읽어주는 여자 이다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