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와 프로파일러 - FBI 프로파일링 기법의 설계자 앤 버지스의 인간 심연에 대한 보고서
앤 울버트 버지스.스티븐 매슈 콘스턴틴 지음, 김승진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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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범죄자 한 명의 이름이 크게 보도되고 있어요.

그의 정체는 사이비교주, 스스로 신이라고 떠들며 저지른 성범죄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그 교단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요.

그동안 사이비 종교 단체와 관련된 범죄들이 여러 번 고발되었지만 이번에 파장이 큰 이유는 전 세계로 유통되는 넷플릭스 다큐로 공개되었기 때문이에요. 다큐를 제작한 PD는 공개할 수 있는 것만 공개했고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90%에 이른다고 말했는데, 그래서 더 충격이었어요. 다큐의 내용 자체도 굉장히 끔찍한데 그 피해 사례가 빙산의 일각이었다니 공포감을 느꼈어요. 인간의 악행, 그 끝은 어디일까요.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는 FBI 프로파일링 기법의 설계자 앤 버지스의 인간 심연에 대한 보고서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 앤 버지스는 법과학 및 정신의학 전문 간호사로 20년 넘게 FBI와 함께 일했고, 1970년대 간호학 분야 최초로 성폭력 피해자의 트라우마와 그 회복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수행한 전문가이며, 미국 최초의 강간 위기 센터 설립을 도운 인물이라고 해요. 미국 1세대 프로파일러인 존 더글라스, 로버트 레슬러와 함께 강력범죄 수사 및 분류 표준 시스템인 『FBI 범죄 분류 매뉴얼』을 집필했어요.

이 책은 범죄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프로파일링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인간 내면에 가장 어둡고 추악한 모습을 마주할 준비가 된 사람만 읽기를 권하고 있어요. 폭력, 살인, 납치, 성폭력, 가정폭력, 성차별, 여성혐오, 인종차별, 정신건강 등과 관련해 적나라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결코 선정적으로 만들려고 과장하거나 꾸민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있어요. 저자는 범죄와 범죄가 일으킨 트라우마의 진정한 속성을 왜곡하지 않기 위해 사건이 발생했던 그대로의 진실에 충실했으며, 절대로 피해자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그것이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되새겨야 할 지점인 것 같아요. 범죄 피해자가 겪는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가 추가적인 트라우마와 동일한 범죄를 예방하는 방법이니까요. 또한 범죄자가 새로운 유형의 유명인사가 되는 일은 막아야 해요. 오랫동안 이 일을 해온 저자는 불편한 마음 없이 연쇄살인범을 생각하게 되는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을 떠올리면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그럴 때일수록 냉정을 되찾아야 할 것 같아요. 저자 역시 그런 순간마다 니체의 명언을 생각하며 연구에 임했다고 해요. "괴물과 싸울 때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 심연을 오래 들여다보면 심연도 당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343-344p) 우리 역시 범죄 영화나 자극적인 언론 보도로 인해 그들과의 경계가 얇아지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범죄와 범죄자를 둘러싼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우리에게 범죄 프로파일링은 악에 맞서는 무기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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