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의 통찰 -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
정세현 지음 / 푸른숲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대한민국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혼돈의 시대인 것 같아요.

과연 어디서 어떻게 해답을 찾아야 할지 막막한 가운데 등대와 같은 책을 만났네요.

《정세현의 통찰》은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는 책이에요.

이 책은 저자가 바라본 국제정치의 세계와 대한민국 외교의 민낯을 다루고 있어요.  저자는 본래 학문적 전공은 국제정치학인데, 일을 하면서는 항상 통일 문제를 먼저 놓고 국제정치를 이해했으며 반평생 통일 문제를 다루는 현장에 있었기에 직업적 전공은 통일 문제라고 이야기하네요. 그 시작은 대학 시절, 외교학과 학과장인 이용희 교수님이 학과 오리엔테이션 자리에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국제정치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이유는 딱 하나, 통일 문제 때문이라는 말씀에 강하게 꽂힌 덕분이라고 해요. 또한 이용희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대요. "외교의 세계에서는 내 나라가 아니면 모두가 남의 나라다. 여러분들은 앞으로 외교관이 되더라도 남의 나라 이익을 위해서 종사하는 외교관이 되지 말고, 내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 고생하는 그런 외교관이 돼라.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일을 해야 한다. 국제정치의 세계에서 내 나라와 남의 나라를 분별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어느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분주하게 뛰었는지 알 수 없는 그런 어리석은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7p) 이런 이야기를 줄곧 듣다보니 통일원에서 일할 때 우리나라 외교가 자국 중심성을 우선에 두고 있는지, 내 나라라는 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는지, 아니면 미국을 위해서 일하는지 늘 생각해 보게 됐다고 해요. 자그마치 30년의 세월이 흘렀어요. 그런데 현 정부는 대한민국 외교의 자국 중심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뿐 아니라 노골적으로 미국과 일본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 같아서 걱정스러워요. 역시나 책속에 그 점을 명확하게 짚어내고 있어요. "미국한테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한미동맹을 강화한다고 하면 미국은 틀림없이 한일관계부터 복원하라고 할 거다. 미국이 우리에게 삼각동맹을 들이미는 논리는 이렇다. '미국 중심 질서가 중국 중심 질서보다 낫지 않나.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가 중국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이때 한국이 일본과 싸우면 되나. 과거사 문제는 일단 해결됐다고 치고 한미일 삼각동맹으로 중국을 압박하자.' 그런데 미국의 본심은 중국을 압박해야 하는데 힘이 예전 같지 않아 부족하니 일본의 힘을 빌려야겠고, 필요하다면 만만치 않게 힘이 커진 한국도 끌어들이겠다는 거다. 그러니 우리는 일본 밑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든지 외교를 하든지 하라는 거다. 지금 미국에게 한국은 일본 밑이다. 한미동맹은 절대로 미일동맹 위로 못 올라간다. 미일동맹이 훨신 더 긴밀한 관계이기 때문에 한일 간의 문제에서 미국은 무조건 일본을 챙기게 돼 있다. 그렇기에 일본은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서 우리의 요구를 무력화하는 데 미국의 힘을 빌려 쓰고 있다. ... 한미일 삼각동맹은... 그렇게 미국이 갑이고 일본이 을, 그리고 한국을 병으로 하는 위계를 만들고 싶은 거다." (283-284p)

우려가 서서히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로 정한 그 날짜에 한미일 군사훈련을 하더니, 주일미군 해병대가 우리나라 경기도 깊숙한 곳에 들어와 극비훈련을 실시한 것이 일본 방송사의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졌어요. 주일미군이 휴전선 근처까지 들어와 북을 겨눈 훈련을 벌였다는 건 언제든지 북과 맞대응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라는 거예요. 저자는 한미일 삼각동맹은 북한의 위협을 줄이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될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긴장도를 높여 한반도를 위험의 최전선에 두는 것이므로, 우리는 미국을 쫓아다닐 게 아니라 설득해야 하며, 이것이 한국 외교가 가야 할 길이자 대한민국 외교에서 자국 중심성을 확립하는 길이라고 이야기하네요. 현명한 해법은 있으나 추진해야 할 주체는 어디에 있나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