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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랏소에
달시 리틀 배저 지음, 강동혁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월
평점 :
귀신이나 유령의 존재를 믿느냐고 묻는다면 선뜻 답하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초자연적인 존재 혹은 현상에 관한 이야기라면 대환영이에요. 어릴 때부터 쭉 미스터리한 것들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물론 겪어본 적은 없어서,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 미스터리한 이야기에 빠져든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판타지 세계의 영역이니까요.
《엘랏소에》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열일곱 살 소녀 엘리의 이야기예요.
첫 장면부터 으악, 유령이 등장해요. 사실 전혀 공포감은 없어요. 그 유령의 존재는 엘리의 개 커비예요. 17년동안 엘리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커비는 살아서 12년, 죽은 채로 5년을 함께 지내고 있어요. 엘리의 집안은 인디언 리판 아파치 가문으로 대대로 죽은 동물의 유령을 기를 수 있어요. 반려동물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엘리의 능력이 부러울 거예요. 사랑하는 대상을 잃는 아픔, 그 상실감은 꽤나 치명적이라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귀신이나 유령을 믿는다고 말할 순 없지만 내심 존재하길 바라는 마음은 있어요. 영혼의 존재는 남겨진 사람들에겐 일말의 희망과 위로이기도 해요. 하지만 엘리의 강력한 힘에는 금기도 있어요. 인간의 유령은 절대 깨우지 않는다는 것.
유령 개 커비에게도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그건 커비가 아는 사람들에게 닥친 위험을 감지한다는 거예요. 엘리의 할아버지가 심장마비에 걸렸을 때도 커비는 할아버지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몹시 흥분했어요. 그런데 지금 커비는 불안해하며 벌벌 떨고 있어요. 과연 누구에게 문제가 생긴 걸까요. 엘리의 부모님는 극장 데이트 중이라 핸드폰이 꺼져 있어서 엘리가 직접 부모님을 찾으러 갔어요. 다행히 부모님은 극장 로비로 나오는 중이었고, 부모님의 스마트폰에는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어요. 사촌 트레버가 심각한 자동차 사고를 당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인데 아무래도 회복되긴 힘들거라는 소식이었어요. 엘리는 죽어가는 사촌의 영혼과 대화를 나누게 됐고, 사고는 우연이 아니라 살인범의 소행임을 알게 됐어요. 범인은 바로... 엘리는 살인범을 추적하면서 거대한 어둠의 힘과 맞서게 되는데, 왜 이 소설이 타임지 '역대 최고 판타지 소설 100'에 선정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정말 경이롭고 매력적인 이야기라서 감탄사 외에는 더 할 말이 없네요. 직접 읽어봐야 알 수 있으니까요. 어떻게 이토록 멋진 주인공 엘리가 탄생했나, 궁금했는데 저자 달시 리틀 배저가 들려준 본인의 에피소드로 완전히 이해됐어요. 평생 사랑으로 응원해준 부모님, 역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사랑이었네요. 엘리와 같은 초능력이 없어도 실망할 필요 없어요. 우리에겐 사랑이 있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