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니타 프로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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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좋은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인지 분간할 수 있나요.

그런 능력이 있다면 배신당할 일은 없을 텐데 말이죠. 사람을 볼 줄 모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함부로 짐작하는 건 금물이에요.

"우린 같아 보여도 사실은 다 다르니까요." (369p)

《메이드》 는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는 소설이에요.

주인공 몰리는 스물다섯 살이고 리전시 그랜드 호텔에서 일하는 메이드예요. 소설의 제목만 봐도 메이드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이 소설은 펜트하우스에 묵고 있는 찰스 블랙 씨의 죽음을 목격한 메이드 몰리의 이야기로 시작되고 있어요. 철두철미하게 객실을 청소하며 자신의 일을 천직이라고 여기는 몰리는 동갑내기 친구가 없어요. 사실 나이와 관계없이 친구가 별로 없다고 해야겠네요. 그 이유는 보통 사람과는 좀 다르기 때문이에요. 몰리는 사람의 표정을 잘 읽지 못하고, 상대의 행동에 담긴 뜻을 읽어내는 능력이 서툰 편이라 사회생활에서 종종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나마 메이드 업무는 어지럽혀진 객실을 투숙객이 없는 사이에 티끌 하나 없이 청소하는 일이라서 완벽하게 해낼 수 있었어요. 동료들과 친분을 쌓을 정도는 아니지만 할머니가 늘 알려주셔서 상대의 표정과 행동에 숨은 뜻을 하나씩 배울 수 있었죠. 안타깝게도 할머니는 몇 개월 전에 돌아가셨고 몰리에게 남은 가족은 아무도 없어요. 혼자 생활하는 게 쉽진 않지만 몰리에게 친절한 동료와 지젤 덕분에 힘을 얻고 있어요. 지젤은 죽은 블랙 씨의 두 번째 부인인데 펜트하우스에 오래 묵는 단골인 데다가 몰리를 메이드가 아닌 동생처럼 대해주는 사람이에요.

처음엔 블랙 씨가 단순히 심장마비로 죽은 줄 알았다가 타살의 흔적이 드러나면서 목격자였던 몰리가 용의자로 의심받게 되는데, 바로 그 지점부터 속이 부글부글 끓었어요. 곧이곧대로 믿고, 규칙과 약속을 꼭 지키는 몰리는 자신에게 친절한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고, 친구라고 생각해요. 할머니가 살아계셨더라면 진짜 친구인지 아닌지를 알려주셨겠지만 지금 몰리가 할 수 있는 건 할머니가 해주셨던 말씀을 떠올려서 옳은 선택을 하는 거예요. 할머니는 참으로 지혜로운 분이셨어요. 곳곳에 등장하는 할머니의 말씀은 인생의 교훈으로 삼아야할 것 같아요. 반전이 있는 소설은 끝까지 가봐야 진실을 확인할 수 있어요. 할머니는 늘 말씀하셨죠. 진실은 주관적이라고, 또한 짐작(assume)은 상대와 날 바보로 만든다고요. (ASS out of U and ME, assume의 철자를 ass, u, me 로 풀어서 만든 농담으로 1970년대에 유행했다- 옮긴이) (17p) 폭풍우가 지나고 나니 모든 게 선명하게 보이네요.

 

 

내가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이유는 진실은 아프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힘들기는 하지만 내가 힘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할머니도 나와 같은 고통을 겪게 된다.

그게 고통의 문제점이다. 고통은 병처럼 전염된다.

맨 처음에 그걸 견디는 사람에게서 그 사람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번진다.

진실을 말하는 것만이 늘 최상의 해결책은 아니다.

때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통이 번지는 걸 막기 위해 진실을 희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조차도 그걸 본능적으로 안다. (2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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