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피카소 - 거장은 어떻게 탄생되는가
이종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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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피카소》 는 '거장 피카소'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담은 책이에요.

피카소라는 거장은 어떻게 탄생되었는가.

워낙 유명한 화가라서 그의 대표작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다만 그가 왜 거장이라 불리는지는 모를 수 있어요.

대중들의 눈으로 볼 때 피카소의 작품은 이상한 그림이니까요. 저 역시 처음 피카소의 그림을 봤을 때 왜 이 작품을 훌륭하다고 평가하는 건지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아이들이 제멋대로 그린 낙서 같기도 하고, 비뚤어진 눈 코 입이 괴기하게 느껴졌거든요. 아무래도 명화라고 일컫는 대부분의 그림들이 웅장하거나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해낸 것들이라서, 잘 그린 그림은 사진처럼 묘사된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피카소의 어록을 보면 그의 작품 세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어요. "라파엘로처럼 그림을 그리는 데는 4년이 걸렸지만 아이처럼 그리는 데는 평생이 걸렸다." , "그림을 그리는 것은 시각 장애인의 직업이다. 그는 그가 본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가 느끼는 것, 그가 본 것에 대해 자신에게 말하는 것을 그린다.", "오늘날의 세상은 이해가 되지 않는데 왜 내가 이해가 되는 그림을 그려야 합니까?",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보았고 그 이유를 물었다. 나는 가능한 것을 보았고 왜 안 되는지 물었다."(194p)

어린 시절에 그린 피카소의 그림을 보면 누구보다 실사, 즉 구상 그림에 탁월한 재주가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입체주의를 대표했던 피카소, 브라크는 모두 형태의 완전한 추상을 원한 건 아니었고, 화가가 느끼고 경험했던 대상을 여러 시점과 각도에서 한 폭에 그려내 감상자로 하여금 그 대상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 거예요. 피카소가 입체적으로 사물을 그리기 시작한 건 큐비즘을 계획했던 게 아니라 그저 마음에 끌리는 것을 표현했을 따름인 거예요. 학자들은 피카소의 일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세잔을 거론하고 있어요. 피카소는 세잔을 회고하면서, "ㅅ잔의 영향은 점차 모든 것을 넘어섰다.라면서, 세잔은 '위를 떠도는 어머니, 우리 모두의 아버지'." (81-82p)라고 말했다고 해요. 중요한 건 예술가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가 누구인지라는 거예요. 세잔이 자크-에밀 블랑쉬처럼 살고 생각했다면 그가 그린 사과가 10배는 더 아름다웠겠지만 전혀 관심을 끌지 못했을 거예요. 세잔의 그림을 주목하는 건 그 안에 담긴 세잔의 불안인 거예요. 단순히 현실 모습을 화폭에 그대로 담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미술가의 철학이 담긴 눈으로 세상을 보는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점에서 입체파는 현대미술로 나아가는 위대한 역할을 했고, 그 중심에 피카소가 있었던 거죠.

피카소의 3대 반전 작품은 <게르니카 Guernica> (1937), <시체구덩이 Le Charnier> (1945), <한국에서의 학살 Massacre en Coree> (1951)이에요. <게르니카>는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히틀러의 스페인 게르니카 공격을 지탄하는 내용이고, <시체구덩이>는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소재로 한 것이고, <한국에서의 학살>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것인데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것일뿐 어떤 특정 사안을 소재로 삼은 건 아니라고 말했다는데, 굳이 작품명에 한국을 넣은 건 미군을 학살자로 묘사한 거라는 주장이 있어요. 미국은 이 작품을 이유로 피카소를 요주의인물로 지정하고 감시했다고 하네요.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도 미국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진실이 무엇이든간에 전쟁이라는 살상 행위 자체를 고발하는 심정은 피카소뿐 아니라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일 거예요.

세계 최고의 예술가이자 순전히 자신의 그림 실력을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대단한 거장인 건 틀림 없는 사실이지만 여성 편력과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면모는 아름답게 포장하긴 힘들 것 같아요. 피카소의 작품성과 인간성을 동일선상에서 보기는 어려운, 모순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어요. 결국 예술가로서의 열정과 투혼이 거장을 탄생시켰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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