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지키는 아이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김정화 옮김 / 꿈꾸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을 지키는 아이》는 히로시마 레이코 작가님의 신작이에요.

히로시마 레이코 작가님은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으로 처음 알게 됐는데, 그 뒤로 완전 팬이 됐어요.

마법이나 신기한 능력에 관한 판타지도 좋지만 이번 이야기는 여우 혼령이라는 수호신을 다루고 있어요.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전설이나 전래동화가 있는 것 같아요. 낯선 이야기인데 뭔가 친밀한 공감대가 있어요. 얼핏 전설의 고향이나 천녀유혼의 분위기를 풍기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른 매력의 주인공이 등장해요. 열두 살 여자아이인 치요는 엄청나게 부유한 아고 집안에 팔려 왔어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부모님을 다 잃고 의지할 데 없는 치요에게는 아무런 선택권이 없어요. 치요는 아고 집안을 지켜주는 보호신의 시중을 드는 임무가 맡겨졌고, 보호신인 아구리코는 별채 안 음침한 방에 금줄 너머에 갇혀 있어요.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는 아구리코를 매일 마주해야 하는 치요는 두려움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아구리코의 앳된 미모를 홀린 듯 바라봤어요. 무섭고 아름다운 존재라니, 그 자체가 신비롭고 매혹적이에요. 어쩐지 치요의 입장이 되어 아구리코와 아고 집안 사람들을 지켜보게 되는 것 같아요. 도대체 왜 아고 집안은 자신의 가문을 지켜주는 보호신을 금줄이라는 결계를 쳐서 가둔 걸까요. 점점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마법에 걸린 느낌이 들었어요. 머릿속에서는 이미 드라마가 펼쳐지면서 그들을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만약 나였다면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했을 거예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일일이 따지기 전에 이미 마음은 진심을 알아채는 법이니까요. 착한 마음, 사랑하는 마음이 산을 옮기는 기적을 일으키듯이, 깊은 원한은 재앙을 불러온다는 것. 세상 일은 다 그 마음에 달려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어리석은 인간만이 그 마음 중한 줄 모르는 것 같아요. 그건 탐욕과 이기심 때문에 눈이 먼 탓이겠지요. 돈과 권력을 손에 쥐면 마음이 변질되고, 눈이 멀어 점점 악의 구렁텅이 속으로 들어가는... 어리석고 불쌍한 인간들, 그러나 숭고한 마음은 어둠을 밝혀주네요.

백 년도 못 살면서 왜 그리 아둥바둥대는가, 움켜쥔다고 해서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닌 것을 진정 몰랐는가. 아고리코는 아마 이런 말들을 하고 싶지 않았을까요. 좀 울컥했네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나 가슴 아린 사연으로 울리고, 호된 가르침을 줬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