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수업 - 온전한 나와 마주하는 시간에 대하여
김민식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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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라고 내뱉을 때마다 이 노래가 생각나요.

"가끔씩 오늘 같은 날 외로움이 널 부를 땐 내 마음속에 조용히 찾아와줘~ "

싫지만 떨어질 수 없는 사이랄까요. 오랫동안 곁에 머물러 있는 외로움, 잘 지낼 방법이 있을까요.

《외로움 수업》은 김민식 PD의 인생 서핑기이자 새로운 시작을 위한 은퇴기라고 하네요.  저자는 2020년 예기치 않은 일로 MBC를 퇴사했고 SNS 활동을 비롯해 10년간 매일 써온 블로그마저 닫는 등 스스로를 유폐시켰다고 해요.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잘못과 부끄러움을 인정하고 물러나면서, 오십의 나이에 실직과 그로 인한 불안, 외로움이 엄습했다는 고백에 숙연해졌어요.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는데 한순간 모든 게 무너졌다면, 살면서 그런 고비가 몇 번쯤 오는 것 같아요. 문득 외로움이 찾아올 때 나를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을 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이 책은 저자가 2년 동안 외로움을 마주하며 스스로 위로했던 기록이며, 어떻게 그 외로움이라는 파도를 넘나들며 다독였는지 나름의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어요. 외로움의 수업에서 첫 단계는 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것, '나'라는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마음이에요. 저자는 고교 시절 자살의 유혹을 이겨냈던 어느 날 이후의 삶은 스스로에게 준 상이라고 표현했어요. 고통을 견디고 나니 삶의 고마움을 더 잘 알고 즐길 수 있게 된 거죠.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 대개 가라앉지만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고통은 우리를 과거에 가둔 채 지속적으로 괴롭혀요. 외로움이라는 고통이 첫 번째 화살이라면 원망이라는 고통은 두 번째 화살이라고, 첫 번째 화살은 맞아도 두 번째 화살은 꼭 피하라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에요. 외로움에 사로잡혀 타인을 원망하며 살아가지 않으려면 나의 오늘 하루가 즐거워야 한다는 것. 무엇이 당신에게 지속 가능한 즐거움을 주나요? 저자에겐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산에 오르는 일이라고 해요. 각자 자신의 즐거움을 찾아 몰두해보는 거예요. 책 속에 '셀프 쓰담쓰담'은 '이럴 땐 이렇게 해봐요!'라는 저자만의 솔루션이 나와 있어요. 상처받기 싫어 마음이 닫힐 때는 상대의 관심사에 마음을 열어보라고, 오래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버티게 하는 힘이라고, 다시 오지 않을 시간들을 생각해보라고 하네요. 최영미 시인의 《다시 오지 않는 것들》에 실린 <밥을 지으며>라는 시가 참 좋았어요.

"밥물을 대강 부어요 / 쌀 위에 국자가 잠길락말락 / 물을 붓고 버튼을 눌러요 / 전기밭솥의 눈금은 쳐다보지도 않아요! / 밥물은 대충 부어요, 되든 질든 / 되는대로 / 대강, 대충 살아왔어요 / 대충 사는 것도 힘들었어요 / 전쟁만큼 힘들었어요 / 목숨을 걸고 뭘 하진 않았어요 / (왜 그래야지요?) / 서른다섯이 지나 / 제 계산이 맞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답니다!" - <밥을 지으며> 전문 (195-196p)

대충 살아도 힘든 삶인데 너무 아둥바둥댔나 싶어요. 시를 읽으며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을 떠올려보니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네요. 외로움을 지우는 절대적인 방법은 없지만, 《외로움 수업》을 통해 외로움이라는 파도를 어떻게 타야 할지 조금 감을 잡았네요. 서핑하듯 삶을 살아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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