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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우리들의 날
이호성 지음 / 모든스토리 / 2022년 12월
평점 :
"해방이 되었는데 왜 또 그놈에게 우리가
고문을 받아야 합니까?" (3p)
《지워진 우리들의 날》은 이호성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저자는 이 소설을 일제 강점 하에 이름 모를 낯선 타국에서 조국의 해방을 위해 스러져간 이 땅의 모든 독립 영웅들과 그 후손들에게 바친다고 했어요. 책의 수익금 중 일부는 독립유공자 후손돕기를 위해 기부된다고 하네요. 우리의 독립운동가들은 전 재산을 쏟아붓고 고문당하며 희생으로 나라를 찾았지만 남은 건 가난뿐, 그 후손들은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한 채 빈곤한 삶을 살고 있는데,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의 후손들은 정치인과 재벌이 되어 부와 권력을 누리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작년에 정부가 친일파 후손의 재산을 환수하기 위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어요. 누군가는 독립운동가 후손의 허름한 시골집과 친일파 후손의 으리으리한 저택 사진을 비교하며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이라며 비하하는 글을 올렸어요. 도대체 누가 누구를 부끄럽게 여겨야 하는 걸까요. 일제에 부역하여 모은 돈으로 후손들까지 풍족하게 살고 있다면 최소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는데, 아무런 반성이 없는 것이 지금 일본의 태도와 똑같네요.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왜인들과 토착왜구가 한국 사회를 망가뜨리고 있어요.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이자 저주는 청산하지 못한 친일파... 우리나라 정부가 친일국방 발언에 이어 일본 위안부 문제를 교과서에서 삭제하고, 강제징용 피해 보상까지 일본을 대신하겠다고 나섰으니 통탄할 일이네요. 한반도 위기를 막기는커녕 핵전쟁 발언을 쏟아내는 국군통수권자라니 끔찍하네요. 이래도 되는 건가요. 바로 이러한 시점에 나온 소설이라 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네요. 소설이지만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실감나는 현실을 그려내고 있어요. 시나리오 작가였던 저자가 대사를 많이 넣어 감정을 전달하고 읽기 편하게 가독성에 치중하여 집필했다고 해요. 술술 읽히는 소설이지만 가슴 한 켠이 무거워지는 이야기였어요. 우리는 "지워진 우리들의 날"을 기억해야만 해요. 그래야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날이 올 테니까요.
"프랑스는 전후 6,700여 명의 민족 반역자들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그중 760명이 실제로 사형이 집행되었다.
하지만
광복 이후 새로 생긴 대한민국은
단 한 명의 친일 반역자도 처벌하지 못하였다
아니, 오히려 친일 반역자들은 끈질기게 살아남아
독립투사를 빨갱이라 부르며 고문하였다." (291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