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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낯선 사람 - 화제의 웹드라마 픽고 대본 에세이
이민지.고낙균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2월
평점 :
"아무리 가까워도
우리 모두는 서로가 서로에게
낯선 타인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친하지만 어려운 그 사람,
익숙해도 낯선 그 관계 때문에 우는
당신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5p)
《안녕, 낯선 사람》 은 화제의 웹드라마 「픽고」 대본 에세이예요.
유튜브 구독자 58만 명, 누적 조회수 3억 뷰의 웹드라마 채널에 들어가면 "Your Story is 「 」."라는 문장이 대문에 걸려 있어요.
MZ세대의 일상과 인간관계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건 두 명의 저자가 일기장에 끄적이듯 써 내려간 이야기가 시작이었다고 하네요. 지극히 개인적인 흑역사, 나만 겪었던 이야기라고 여겼는데 댓글로 많은 이들이 공감하며 위로를 얻으면서 모두의 이야기가 됐다는 점이 멋졌어요. 복잡하고 미묘한 '사람과 관계'라는 주제는 가장 보편적인 동시에 무척 어려운 인생 문제인 것 같아요.
이 책은 조회수와 댓글이 폭발적이었던 서른여섯 개의 에피소드와 제작진의 미공개 에세이를 모아 엮은 것이라 구독자들뿐 아니라 관계의 해답을 찾고 싶은 모두에게 선물인 것 같아요. 먼저 「픽고」 의 인물 관계도와 등장 인물 소개가 나와 있어요. 평범하면서도 각자 개성을 지닌 인물들이라서 보통의 드라마와는 차별된 현실감, 사실성이 짙게 느껴져요. 뭐랄까, 착한데 나쁜 느낌? 한없이 선량하고 모범적인 주인공과 누가봐도 못된 악당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관계를 다루고 있어서 그들의 감정이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좋으면서 싫고, 미우면서도 자꾸 관심이 가는, 가까우면서도 먼 사이... 그래서 친구, 연인조차도 낯선 타인으로 느껴지는 감정이 현실 그 자체인 거예요. 뼈때리는 진실인 거죠. 사람 간의 사이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평화로울 수 있다는 것. 너무 가까우면 집착, 너무 멀면 무관심, 마치 불을 다루듯이 조심스럽게 서로 따뜻할 수 있는 거리를 조절해야 되는 것 같아요. 최승호 시인의 <모래>라는 시를 보면, "사막은 움직이는 / 모래들의 무리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 서울에서 나는 / 모래, / 오해로 존재한다. / 이 말뜻이라도 제대로 이해되기 바란다. " 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지금 살고 있는 공간은 사막이고, 우리는 모래알 같은 존재라고 여긴다면 관계를 맺고 흩어지는 허약함에 덜 상처받지 않을까요. 모래들의 군상, 한 알의 모래처럼 외로움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거라고 말이죠. 어찌되었든 모래들이 모여 사막을 이루고 있는 건 함께라야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인간관계의 갈등이란 모래알이 부딪쳐 튀기는 거라면 해답은 모래알에서 찾아야겠지요. 틀렸거나 잘못된 게 아니라 그냥 다른 모래알인 거라고 말이에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