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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홍련 - 철산사건일 ㅣ 한국추리문학선 14
이수아 지음 / 책과나무 / 2022년 11월
평점 :
억울하게 죽은 원혼은 구천을 떠돈다는, 옛날 이야기를 들어봤을 거예요.
그 대표적인 이야기가 장화홍련전이 아닐까 싶어요. 사악한 계모가 두 자매를 학대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인데 그 이면에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아버지가 공범이라는 사실을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요. 귀신이 되어 원통하게 죽은 사연을 새로 부임한 부사에게 호소하여 사건의 전말을 풀어내는 결말이지만 영 개운치가 않은 이유는 뭘까요. 만약 홍련이 죽은 언니를 따라 죽는 대신에 탐정이 되어 스스로 사건을 해결해냈다면 어땠을까요.
《탐정 홍련》 은 이수아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이 소설에서 홍련은 비운의 주인공 대신 당당하게 운명을 개척하는 인물로 등장해요. 홍련은 장화 언니의 억울한 죽음을 직접 해결하고자 살아남았고, 은밀하게 의녀로 숨어 지내다가 대감의 첩이 되고, 추리 마님이 되어 항간에 떠도는 장화홍련 귀신의 실체를 밝혀나가는 조선의 탐정이 되었어요. 탐정 옆에는 늘 파트너가 있듯이, 철산에 부임한 사또 정동호가 장화 귀신과 홍련의 채널링 역할을 하여 의문의 연쇄 살인 사건들을 풀어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라서 술술 읽히네요.
웹 소설로 연재되었던 작품인데, 시작은 같지만 결말을 다르게 하여 새로운 소설이 되었다고 하네요.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 E-IP 피칭 NEW 크리에이터 수상작이라고 해요. E-IP 가 뭔가 했더니 Entertainment Intellectual Property Right 의 약자로 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을 뜻한대요. 작품의 영상화를 위해 웹소설, 웹툰, 스토리 등 지적재산권을 거래하는 비즈니스 미팅 행사라고 하니, 앞으로 드라마나 영화로 만나게 될 것 같네요. 행사에서는 '셜록 홈즈보다도 앞선 시기에 과학수사를 한 여성 탐정' (598p)으로 소개했대요. E-IP 피칭 분야는 대부분 회사 직원이 피칭하는데, 이 작품은 이수아 작가님이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직접 피칭을 했다는 뒷이야기가 있어요. 어쩐지 주인공 홍련이 지닌 당당한 캐릭터를 탄생시킨 작가님다운 면모인 것 같네요.
요즘 퓨전 판타지 사극이 대세인 것 같은데, 탐정 홍련은 어떻게 영상으로 그려낼지 엄청 기대되네요. 제대로 홍련의 매력을 보여줄 인물만 나온다면 탐정 홍련 시리즈는 대박 예감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