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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 - 현대 의학이 놓친 마음의 증상을 읽어낸 정신과 의사 이야기
앨러스테어 샌트하우스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2년 12월
평점 :
아얏, 아프다고 느끼는 통증과 함께 상처가 생겼다면 바로 치료할 수 있어요.
반면에 똑같은 통증이지만 보이지 않는 상처는 치료하기가 어려워요. 어디가 아픈지 본인 외에는 알 수 없으니까요.
원인 불명의 증상들, 그동안 꾀병 취급을 당했는데 이런 증상을 겪는 환자들에게 주목한 사람이 있었네요.
《몸이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 는 정신과 의사인 앨러스테어 샌트하우스의 책이에요.
정신과 의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한 사람은 물론이고, 정신 건강에 대해 알고 싶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아요.
우선 저자의 솔직한 고백에 마음이 열렸어요. "의학이란 편협한 것이다. 의사들은 자신이 믿는 것을 좀처럼 의심하지 않는다." (16p)
환자 입장에서 의사를 만나 본 경험으로는 고압적인 말투와 태도 때문에 불쾌했던 감정이 떠올라서, 늘 병원 가는 일이 힘들었어요. 물론 별 문제 없이 진료를 받는 경우가 더 많지만 몇몇 의사가 준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책을 통해 만나는 의사 이야기는 그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인간임을 확인시켜줘서 안심되는 측면이 있어요. 피도 눈물도 없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똑같은 인간으로 생각해야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저자는 원래 종합병원 내과에서 근무했는데 환자의 질환보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매혹되어, 정신의학과로 전공 분야를 옮겼다고 해요. 정신과 의사가 되면서 비로소 자신이 원했던 일을 할 수 있었다는 부분이 감동이었어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이해하는 일이 천직이라고 느끼는 정신과 의사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우리의 성격과 정신 건강이 어떻게 평안한 삶을 좌우하는지 다루고 있어요. 우리 몸은 여러 방식으로 문제를 일으키는데, 인생 경험과 성격, 정신 건강이 신체 건강과 상호작용하여 나타날 수 있는 증상도 엄청나게 많다고 해요. 정신의학은 몸과 마음의 교차 지점에 위치하는 분야인데, 바로 그 때문에 평생 매혹되고 이끌려왔다는 저자는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의 사례를 들려주고 있어요. 환자들이 겪은 아픔, 증상 그리고 마음 속 이야기들을 통해 정신이 어떻게 신체에 그토록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우리의 두려움과 취약성, 불안, 슬픔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공감했어요. 무엇보다도 저자는 의사가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환자의 말에 경청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충분한 대화의 중요성은 진료실뿐 아니라 우리 일상에도 적용되는 문제예요. 몸과 마음의 상호작용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대화를 진솔하게 나누게 될 거예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