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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밌는 화학 이야기 - 불의 발견에서 플라스틱, 핵무기까지 화학이 만든 놀라운 세계사 ㅣ 이토록 재밌는 이야기
사마키 다케오 지음, 김현정 옮김 / 반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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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어요.
화학이 놀라운 점은 그 물질의 성질과 구조를 알아냈다는 거예요. 화학은 물질을 대상으로 하는 자연과학의 한 분야이며, 물질은 화학물질이라고 해요. 화학은 특히 물질의 성질, 구조, 화학반응을 연구하는데, 이 세 가지가 화학의 핵심이며,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에게 화학이 없었다면 물은 그냥 물이요, 돌은 그냥 돌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화학을 알면 원자가 보이고, 그 원자들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세상이 보일 거예요.
이미 우리는 많은 원소들의 이름을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어요. 음료수 병에 적힌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등 각종 미네랄과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 최근에는 방사선 오염물질로 알려진 세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원소들로 둘러 싸여 있으면서 이들의 정체는 잘 모르고 있었네요.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의 종류가 곧 원소라고 볼 수 있어요. 저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만약 모든 지식이 다 파괴될 상황에서 다음 세대에게 가장 많은 정보를 담은 짧은 문장 하나만을 남길 수 있다면 무엇을 말해줄 거냐는 질문에,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14p)라고 답했대요. 화학은 그 원자를 설명해주는 학문이에요. 파인만 덕분에 화학의 매력이 급상승한 것 같아요.
《이토록 재밌는 화학 이야기》 는 화학이 만든 놀라운 세계사를 보여주는 책이에요.
인류 역사에서 불의 발견은 여러모로 엄청난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화학의 관점에서 '불'은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화학 현상이에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중에는 자연과 사회를 탐구하는 과학자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물질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가를 깊이 고찰했어요. 원자론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데모크리토스예요. 데모크리토스에서 시작된 고대 그리스의 원자론이 어떻게 자연과학과 화학으로 발전해왔는지, 화학의 역사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네요. 학교에서 화학을 배울 때는 원소의 주기율표를 달달 외우던 기억만 있었는데, 원소의 발견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다보니 원소를 분류하고 정리한 주기율표가 새롭게 보이네요. 우리가 화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좀더 똑똑하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예요.
기가 막힌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자면, 1997년 미국 아이다호주에 살던 중학생 소년 네이든이 지역 과학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는데, 네이든이 "디하이드로젠 모노옥사이드의 사용을 금지시켜라!" 하는 탄원서를 들고 거리에서 DHMO 의 위험성을 설명하며 서명을 받는 일이 있었대요. 네이든은 행인 50명 중 43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해요. 과연 DHMO는 얼마나 위험한 화학물질인 걸까요. DHMO 의 정체는 바로 물(H₂O)이에요. 물 분자는 수소 원자 2개와 산소 원자 1개가 결합한 것이므로 디하이드로젠 모노옥사이드(일산화이수소)인 거예요. 네이든이 말하고 싶었던 건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과학 교육을 좀더 철저히 해야 한다." (105p)는 거예요. 물이라고 하지 않고 화학물질인 디하이드로젠 모노옥사이드라고 말했을 때 그 많은 사람들이 속았다는 현실에 경종을 울린 거죠. 올해 6월, 낙동강 본류 상수원에서 독성 남조류가 뿜어내는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고, 오염된 물과의 직접적인 노출 외에도 공기 중으로 발암물질과 생식 독성 물질이 확산되는 것이 확인돼 우려된다는 기사를 봤어요. 4대강 사업 이후 상류 영주댐부터 하류 낙동강 하구까지 전체가 녹조로 뒤덮인 낙동강 때문에 환경단체와 관련 전문가들이 정부의 종합대책 마련을 강력히 주장했는데, 연말이 된 지금까지 별다른 대책이 발표되지 않고 있어요. 환경오염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예요. 화학물질 자체가 무서운 게 아니라 무지와 무관심이 가장 무서운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