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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짊어진 사람들 - 우크라이나 전쟁의 자원봉사자를 만나다 ㅣ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81
안드레이 클류치코 외 지음 / 스리체어스 / 2022년 11월
평점 :
《전쟁을 짊어진 사람들》 은 북저널리즘 여든한 번째 책이에요.
이 책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민간 자원봉사 단체를 인터뷰한 내용이에요.
사실 그 누구도 지금 상황처럼 전쟁이 진행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전쟁 초기에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큰 이슈였지만 전쟁이 소강과 격화를 반복하면서 자원봉사 단체에 대한 지원이 점점 줄어가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자원봉사자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이 나온 것 같아요. 책 속에 QR코드는 인터뷰이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자원봉사자들 중에는 러시아인도 있는데, 실제로 많은 러시아인이 난민들을 돕고 있다고 해요. 어떤 러시아인들은 우크라이나에 가서 사람을 죽이고, 어떤 러시아인은 우크라이나인을 돕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비극적인 것 같아요. 헝가리에 살고 있는 그는 기차역에서 난민을 만났는데 그들이 어디 출신이냐고 묻더래요. 부다페스트에 살고 있지만 원래 모스크바 출신이라고 답했더니 정적, 침묵이 흘렀다고 해요. 누구도 뭐라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 침묵은 너무도 아픈 침묵이었다고. 헝가리의 난민을 도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니, 일반 시민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오히려 전쟁으로 목숨을 잃고, 희생 당하는 건 양국의 시민들이에요. 이것이 전쟁의 실체인 것 같아요.
에필로그에는 이 책을 함께 기획하고 통역, 번역을 담당한 번역가 정소은님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가족과 함께 러시아에 거주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가까이서 지켜보다가 러시아의 동원령으로 인해 가족들과 헤어지며 러시아를 떠나야 했다고 하네요. 전쟁이 시작되고 약 2~3주 간은 얼어붙은 듯 있다가 정신이 번쩍 드는 한 문장을 떠올렸다고 해요. 한 러시아 기자의 말인데 "전쟁 상황에서는 한 사람의 작은 재능이나 노력이라도 꼭 보태어 서로를 도와야 한다" (116p)라는 내용이었어요. 그때부터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았고, 번역과 함께 봉사 활동을 위한 모금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는 가장 절망적인 순간,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름 모른 누군가가 되어야만 한다는, 그 마지막 말이 가슴에 콕 박혔네요. 하루 빨리 전쟁이 종식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