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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에서 걸려온 전화 - 노벨상 수상자 24명의 과학적 통찰과 인생의 지혜
스테파노 산드로네 지음, 최경은 옮김 / 서울경제신문사 / 2022년 11월
평점 :
우연히 방송에서 스웨덴 스톡홀롬에 있는 노벨 박물관을 소개하는 내용을 보게 되었어요. 노벨과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볼 수 있는 그곳에는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노벨상 수상자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옥중편지와 故 이휘호 여사가 직접 짠 털 실내화가 전시되어 있다고 하네요. 매년 12월 10일에 시상식이 열리는데, 12월 10일은 알프레드 노벨의 서거일이라고 해요. 노벨상 수상자에 대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고, 실제 노벨상 시상식 만찬에서 사용되는 식기와 초콜릿 등도 전시되어 있는데, 박물관 내 카페에서는 특별한 디저트를 판매한대요. 지난 해 노벨상 만찬 행사에 나온 수상자들을 위한 디저트를 1년 동안 맛볼 수 있다고 하니,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아요. 흥미로운 노벨 박물관 덕분에 노벨상 수상자들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아요.
올해 노벨 과학상에서는 여러 기록들이 갱신됐는데, 화학상을 받은 샤플리스 교수는 지난 2001년 이어 두 번째로 상을 받았고, 생리의학상을 받은 스웨덴 출신의 인류학자이자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장인 스반테 페보는 인류학자로서 처음 노벨상을 받은 것이라고 하네요. 이렇듯 매년 인류에 가장 크게 공헌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일반인들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어떻게 수상 소식을 알게 되고, 어떤 연구 업적을 이뤄냈는지 등등 자세한 내용을 알기는 쉽지 않아요. 만약 그 부분에 대해 궁금하다면 해결할 방법이 있어요. 바로 이 책으로 말이죠. 과학자는 스톡홀름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노벨상 수상자가 된다고 해요. 그리고 린다우에서 날라온 초청장 한 장으로 전 세계의 젊은 과학자들이 보덴호 연안에서 열리는 노벨 회의에 참석한다고 해요.
《스톡홀름에서 걸려온 전화》 는 노벨상 수상자 스물네 명의 인터뷰집이에요.
저자인 스테파노 산드로네는 이탈리아 출신 뇌과학자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일하며, 제64회 린다우 노벨상 수상자 회의에서 생리학·의학 분야 젊은 과학자로 선정되었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줄리아 히긴스상과 총장상을 수상했던 과학자예요. 스테파노 산드로네는 스물여섯 살 때 린다우에서 날라온 초청장을 받았다고 해요. 훌륭한 과학자가 인터뷰어가 되어 스물네 명의 노벨상 수상자들과 나누는 대화를 담은 책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것 같아요. 딱딱하고 형식적인 수상 소감이 아닌 진솔하게 나누는 이야기라서 과학자 이면의 인간적인 모습을 만날 수가 있어요. 대부분 공통적으로 "스톡홀름에서 전화가 걸려왔을 때 무엇을 하고 계셨나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거의 새벽에 바로 그 전화를 받는 경우가 많았더라고요. 자신의 연구 분야에서 공로를 인정받는다는 건 대단히 기쁜 일이지만 과학자들마다 반응은 제각각인 것 같아요. 분명한 건 모든 과학자들은 확고한 자기 철학이 있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을 묻는 질문에 아론 치에하논베르 교수님은 이렇게 답했어요.
"어떤 목표를 세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대신에 즐거운 경험들이 모여서 인생을 이룬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즐거운 일을 한 가지 해보고 그다음에는 또 다른 일을 경험해보는 것이지요. ... 그냥 인생을 즐겨야 해요. 모든 경험을 통해 어떤 것을 배웠는지,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지 생각하면 인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나에게 인생은 신나는 모험으로 가득찬 즐거운 여정입니다. ... 과학을 연구하면서 인생을 살아가면 한계가 없습니다. 과학은 항상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나는 과학자로 살아온 지 40년이 넘었는데 아지가도 인생이 즐겁습니다!" (89-90p)
노벨상 수상자로서도 존경스럽지만 과학자로서 살아온 인생이 즐겁다고 말하는 모습이 멋졌어요. 한편으로는 과학의 세계가 놀랍고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 같아요. 누구나 자신의 호기심과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세계를 발견한다면 인생은 즐거울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