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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더 ㅣ 아르테 오리지널 14
엠마 도노휴 지음, 박혜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평점 :
"내가 수수께끼 하나 내줄게."
애나는 간신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리브는 목을 가다듬었다.
"당신이 간 적도 없고 가지도 않을 곳에서
나는 당신을 봤어요.
당신은 바로 그 자리에서
계속 내 눈에 보일 거예요." (306p)
애나는 거의 문제를 듣자마자 정답을 말했어요. 똑똑한 애나 오도널, 지금 이 소녀는 몇 개월 동안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어요.
단식 소녀 애나에 관한 소문이 퍼지면서 기독교 신자들이 기적의 상징이라면서 추앙하기 시작했고, 교구에서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영국 간호사 리브를 고용했어요. 이것은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어요.기자들은 오도널 가족이 딸에게 몰래 음식을 먹이면서 세상을 속이는 사기꾼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그래서 수녀님과 간호사 리브가 번갈아 가며 애나를 지켜보는 역할을 하게 된 거예요.
1850년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원더> 의 원작소설이라서 영상으로도 볼 수 있어요.
우리는 간호사 리브의 관점에서 소녀 애나를 관찰하면서 끊임없이 의심하게 될 거예요. 분명 리브가 함께 있는 동안에 애나가 뭘 먹은 적이 없다는 건 사실이지만 오도널 가족이 풍기는 묘한 분위기는 계속 경고등을 울리고 있어요. 오도널 가족의 주치의 맥브리어티조차도 '경이로운 단식'을 언급하는데, 그건 역사 기록에서 암흑기에 많은 성인이 오랫동안 식욕을 완전히 잃은 채로 살았던 초자연적 생존 이야기를 말한 거예요. 그러나 리브는 이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요. 계속 굶으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는데, 애나의 단식이 지속된다면... 어떻게든 애나에게 음식을 먹이려고 하는 리브와 거부하는 애나를 보면서 걱정했어요. 리브는 애나에게 수수께끼를 내면서 넌지시 아이의 마음을 읽어보려고 했어요. 앞서 낸 수수께끼의 정답은 '거울'이에요.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의 거울은 있는 그대로를 비춰 보여주지만 모든 거울이 그렇지는 않아요. 굴절된 거울은 결코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니까요. 과연 사람들은 애나를 통해 무엇을 보고 싶었던 걸까요. 오직 리브만이 애나의 진짜 속마음을 읽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수수께끼처럼 풀리지 않는 진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보지 않으려 하는 자만큼 눈이 먼 사람은 없다." (434p)인 것 같아요. 끝까지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본다면 새로운 별을 볼 수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