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한국사 - 시와 노래로 만나는 우리 역사 푸른들녘 인문교양 40
조혜영 지음 / 푸른들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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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다 보면 마음으로 부르게 되는 노래가 있어요.

저마다 취향은 다를 수 있어도 노래가 주는 힘은 모두가 똑같이 느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노래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가 없어요.

현재 역사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는 학생들과 함께 한국사 공부를 하면서 재미있는 경험을 한 적이 있었대요.

우리나라 근현대 시기에 금지곡으로 지정되었던 노래를 함께 들으면서 왜 이 노래가 금지곡이 되었는지, 그 가사 내용을 시대 분위기에 비추어 해석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해요. 그때의 경험이 지금 이 책이 탄생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되었대요.

《노래하는 한국사》 는 우리 역사 속 노래를 따라가는 '한국사 노래 무대'를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크게 시대별로 나누어 고대의 노래, 고려의 노래, 조선의 노래, 개화기의 노래, 일제 강점기의 노래, 해방 이후의 노래까지 모두 스물여덟 개의 무대를 소개하고 있어요. 각 무대가 끝나는 부분에 '커튼콜' 코너가 있는데, 노래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볼 수 있는 질문들이 나와 있어요.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 본 금지곡이 있어요. 스물여덟 번째 무대인 <여수야화> 인데, 광복 이후 첫 번째 금지곡이 된 노래라고 해요.

먼저 노래 가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아요.

"무너진 여수항에 우는 물새야 / 우리 집 선돌아범 어디로 갔나 / 창 없는 빈집 속에 달빛이 새어들면 / 철없는 새끼들은 웃고만 있네 / 가슴을 파고드는 저녁 바람이 / 북청 간 딸 소식을 전해 주려므나 / 애미는 이 모양이 되었다만은 / 우리 딸 살림살이 흐벅지더냐 / 왜놈이 물러갈 땐 조용하더니 / 오늘엔 식구끼리 싸움은 왜 하나요 / 의견이 안 맞으면 따지고 살지 / 우리 집 태운 사람 얼굴 좀 보자." (311p)

당대의 인기가수 남인수가 부른 이 노래는 1949년 발표되었어요. 이 노래는 1948년 10월 19일에 발생한 '여순 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이승만 정부는 여수와 순천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반란군을 진압한다는 명목으로 수많은 민간인에게 총부리를 겨눴어요. 여수·순천 10·19 사건 이후 이승만 정부는 국가보안법을 제정하여 강력한 반공 정책을 실시했어요. 그 뒤로 국가보안법은 빨갱이 낙인으로 시민들을 굴복시키는 악랄한 도구가 되었어요. 지금도 빨갱이 운운하며 모욕적인 발언을 해대는 보수 성향의 인사들을 보면 개탄스러워요. 이승만 정부는 <여수야화>가 발표된 지 약 한 달 만에 금지곡으로 지정했는데 그 이유는 노래 가사가 불순하고 민심에 악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래요. 독재 정권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며 예술 문화를 억압해왔어요. 박정희 정부의 유신 헌법 개정 이후 1975년 긴급조치 9호가 내려지며 '공연 활동 정화 대책'으로 1975년 한 해에만 무려 200곡의 금지곡이 생겼고, 당시 대표적인 노래가 양희은의 <아침 이슬>, 김추자의 <거짓말이야> 등이 있어요.

한국 가요계에서 1995년 가요 사전심의제가 60년만에 폐지될 수 있었던 건 사전심의제에 불복해 음반을 유통시켜 법정소송을 하며 맞서 싸운 정태춘 박은옥 부부 덕분이에요.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 평등, 민주주의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그래서 저자는 '#커튼콜'에서 우리나라가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민주화 운동에 대해 더 알아보자고 제안하고 있어요.

과거 사람들이 남긴 시와 노래는 그 시대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자료인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사회를 반추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역사에 흘러간 옛 노래란 없는 것 같아요. 우리가 기억하고 노래하는 순간, 그 노래는 오늘의 노래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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