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풀고 싶은 수학
사토 마사히코.오시마 료.히로세 준야 지음, 조미량 옮김 / 이아소 / 2022년 11월
평점 :
신기하게도 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책이에요.
수학이라는 단어를 빼고, "풀고 싶은 문제"라고 했다면 좀 더 가볍게 책을 펼쳐볼 사람이 많을 듯 싶네요.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수학을 썩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학이라는 단어만 봐도 자동으로 얼굴을 찌푸렸거든요. 오히려 어른이 되고나서 수학의 재미를 조금씩 알게 되니, 이제는 수학책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이 책은 일본 NHK 에서 수학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유명 수학자가 만든 기발한 수학 문제집이에요. 일단 책을 펼치면 사진이 크게 보여서, 아이들 그림책인가 싶지만 그 안에 분명히 문제가 적혀 있어요. 첫 번째 문제는 "너트는 전부 몇 개일까?"예요. 왼쪽과 오른쪽, 두 개의 저울 위에 너트가 올려져 있어요. 사진으로 알 수 있는 건 양쪽 저울에 표시된 너트의 무게 그리고 오른쪽 저울에는 너트 하나를 집어든 손이 보인다는 거예요. 조금만 생각하면 금세 답을 찾을 수 있어요. 평소 수학 문제집을 풀 때, 잘 모르거나 막히면 바로 정답지를 보는 습관이 있다면 그건 생각하는 연습이 덜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다보면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생각하는 연습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아마 그때문에 수학이 싫어진 것일 수도 있어요. 정답을 맞추는 데에 신경쓰는 대신 마음껏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수학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질 거예요.
이 책에 나오는 문제들은 아주 느긋하게 충분한 시간을 두고 풀 수 있어요. 그러니까 답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포기할 이유가 없어요. 그냥 생각해보면 돼요. 이럴까 저럴까, 머리를 굴리다보면 어느새 답이 보일 거예요. 답이 안 보이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풀면 돼요. 수학 문제집이라고 소개했지만 사진으로 된 문제라서 계속 문제를 보고 있어도 전혀 머리가 아프지 않아요. 다양한 크기의 초콜릿 사진, 버스 창문 사진, 북적북적 사람으로 꽉 차 있는 전철역 내부 사진, 동전과 주사위, 치즈와 케이크 사진 등등 일상의 사진들 속에 문제가 들어 있어서 흥미로워요. 어떻게 이토록 기발한 문제를 만들었는지 궁금했는데, 그 내용이 후기를 대신한 저자 3명의 이야기와 함께 책의 탄생 비화까지 나와 있어요.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수학책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드라마 <멜랑꼴리아> 에서 수학 선생님 지윤수(임수정)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사진과 예술작품으로 수학의 눈을 뜨게 해준 것이 생각나네요. 지윤수 선생님이 승유에게 수학 문제와 사랑에 빠지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몰두하지만 얽매이지 말고 좋아하지만 집착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요. 혹시나 하는 걱정인데, 《풀고 싶은 수학》 도 너무 푹 빠지진 말고 재미있게 즐기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