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차이에 관한 생각 - 영장류학자의 눈으로 본 젠더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11월
평점 :
어릴 때부터 항상 궁금했던 주제예요. 여자와 남자는 무엇이 다른가.
《차이에 관한 생각》 은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의 책이에요.
저자는 동물 연구의 최전선에서 40년 동안 활동해온 영장류학자로서 현재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여자와 남자의 성차와 젠더의 기원에 대한 생물학적 해답을 제시하고 있어요. 동물과 사람의 행동에서 나타나는 성차는 사람의 젠더에 관한 거의 모든 논쟁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들로 이어져요. 여성과 남성의 행동 차이는 선천적인 것일까, 인위적인 것일까. 그 행동들은 실제로는 얼마나 다를까. 젠더는 단 두 가지만 있을까, 아니면 더 많이 있을까. 우리가 상식이라고 여겼던 것들도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통해 뒤집히는 걸 보면 그 어떤 것도 절대적인 지식일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도 끊임없이 논쟁하고 싸우는 것을 보면 이러한 특성 자체가 인간의 본성인가 싶기도 해요. 저자는 워낙 첨예하게 대립되는 젠더 차이에 관해서는 영장류학자로서 판단을 보류하고 있어요. 연구에는 불가피하게 해석이 포함되지만, 암컷이나 수컷의 행동을 인간적인 표현하는 것을 금한다고 하네요. 동물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이런 태도가 영장류학자의 관점이라서 사회를 바라보는 방식 또한 같다고 해요. 그래서 저자가 다루는 사람의 젠더 관계 논의에는 중요한 문제가 빠져 있어요. 영장류학자의 관찰이 출발점이므로, 동물과 유사한 것을 찾을 수 없는 분야, 예를 들면 경제적 불평등이나 가사 노동, 교육 기회, 복장에 관한 문화적 규칙 등은 제외되었어요. 어쩌면 객관적인 관찰자로서 동물 연구의 내용을 보는 과정이 우리에게 유익한 수업이 될 수 있어요. 대다수 영장류에서 암수의 행동 차이는 굉장히 극명하며, 영장류학자들은 이러한 차이를 사랑한다고 해요. 그 차이가 영장류의 사회생활을 아주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인 거죠. 수컷이 중시하는 의제가 따로 있고, 암컷이 중시하는 의제가 따로 있는데, 영장류학자들의 과제는 양자 사이의 상호 작용을 추론해 알아내는 것이지, 어느 쪽의 우열을 가리거나 승패를 정하는 게 아니에요. 다만 과학은 전통적으로 암컷 세계보다 수컷 세계에 더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알파 암컷의 지도력 형태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고 하네요. 현대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와 생식 사이의 연결 관계는 우리의 번성과 효과적인 피임법 덕분에 사라졌지만 사람의 심리는 오래된 이 연결 관계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우리의 타고난 성향은 그 유전자를 퍼뜨린 조상에게서 유래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사회적 성공을 가져다 준 수단은 우리 심리에 깊이 새겨져 있어요. 영장류 수컷과 암컷, 그리고 남성이나 여성 모두 사회적 사다리에서 위로 올라가길 열망하는데, 이것이 항상 승리를 가져다주는 확실한 패였어요. 현대 사회는 양쪽 젠더를 단일 위계로 통합하려고 시도하면서 각 젠더의 지도력 능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요. 양성의 능력은 정확히 동일한 것이 아닐 수 있지만 어긋나는 부분보다는 겹치는 부분이 더 많아요. 그러니 남성이 여성보다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더 낫다고 가정할 이유는 없어요. 남성의 체격과 힘이 더 우세하다고 해서 반드시 더 나은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닌 데도 이러한 자질은 여전히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판단을 편향시킨다고 볼 수 있어요. 영장류는 성별에 관계없이 많은 알파가 서열 이외의 다른 것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고 해요. 약자를 보호하고, 분쟁을 해결하고, 고통받는 당사자를 위로하고, 화해를 돕고, 안정을 촉구하며, 자신의 지위와 특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공동체에 봉사한다는 거예요. 알파의 놀라운 특징인 것 같아요. 그러니 사람과 여러 다른 영장류에서 두 성이 어떻게 다른지 탐구하는 것은 젠더 평등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반드시 비슷해야 평등이 실현되는 것은 아니에요. 사람들은 서로 다르지만 동일한 권리와 기회를 누릴 수 있어요. 저자는 더 큰 평등을 이루는 최선의 방법은 숨거나 피하지 말고 생물학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는 것이며, 우리가 지금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사회에 급진적 변화를 가져온 작은 생물학적 발명 덕분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는 유전자와 환경 사이의 상호 작용이 반영되어 있고, 생물학은 방정식의 절반에 불과하므로 얼마든지 변화가 일어날 수 있어요. 따라서 성차에 관한 끝없는 논쟁에 관해 저자는 인간 문화의 힘을 강조하고 있어요. 상호 사랑과 존중, 결국 사람은 평등하기 위해 똑같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서로 사랑한다면 모든 문제는 해결될 수 있어요. 세상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다르기 때문에 아름답고 특별한 게 아닐까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