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 - 아름다움은 인간을 구원하는가
조주관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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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 은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하는 미술기행이라고 볼 수 있어요.

위대한 작가로 알려진 도스토옙스키가 미술애호가이자 미술평론가였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어요. 여행을 가면 유명한 미술관을 찾아다녔고, 미술작품에서 감명을 받아 소설에서 언급한 적도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가 사랑한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도스토옙스키가 가장 사랑한 화가는 라파엘로이며, 그의 작품 <시스티나의 마돈나>를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그림이라고 격찬했다고 해요. 아내 안나의 회고록을 보면 남편이 감격에 겨운 눈빛으로 바라봤으며, 자신 역시 정신이 흐려지는 듯했다고 표현하고 있어요. 책 속에 있는 명화 사진을 보면 구름 위에 서 있는 성모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으며, 왼발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올 듯 느껴져요. 이 그림을 본 사람들은 저 높은 곳으로 향하는 느낌을 받는다는데, 이 그림의 길이가 2.6미터나 된다고 하니 실제로 마주한다면 압도되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보네요.

시인 알렉세이 톨스토이 백작의 미망인인 소피야 안드레예브나 톨스타야가 <시스티나의 마돈나>의 대형 사본을 도스토옙스키에게 생일선물로 주었는데, 그는 이 성모상을 매일 보고 기도하면서 최후의 장편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을 썼다는 일화가 있어요. 성모상은 인기 있는 성화(이콘)로 놀라운 기적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가톨릭 신자라면 성모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가 주는 의미를 이해할 거예요.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의 서재에 걸려 있는 라파엘로의 성화 바로 밑에 있는 소파에 누워 숨을 거뒀다고 해요. 어찌보면 그가 원했던 마지막 순간이었을 것 같아요.

화가 크람스코이는 도스토옙스키의 사망 소식을 듣고 찾아가 그의 마지막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는데, 평온하게 잠들어 있는 모습 같아요.

도스토옙스키의 말에 따르면 "고통을 거치지 않고는 행복을 알 수 없다. 황금이 불로 정제되는 것처럼 이상도 고통을 거침으로써 순화되는 것이다. 천상의 왕국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38p) 라고 했는데, 그가 사랑한 화가들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치열한 삶과 죽음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미술과 문학, 예술의 세계가 주는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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