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달력 - 영감 부자를 만드는 하루 한 문장
정철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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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감이 없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면...

여기서 '감'이란 남다른 센스 혹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같은 창의적인 능력. 일명 영감, 이것이 없다고 해서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는 아니지만 삶이 시들시들해질 거예요. 마치 탄산음료에 김이 빠진 듯, 마실 수는 있지만 맛이 없는 느낌이랄까요. 그러면 그 영감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는 걸까요. 어떻게? 여기 《영감 달력》 으로 매일 차곡차곡, 1년치 영감을 채우면 돼요.

아참, 주의사항이 있어요. 35세 이상을 위한 책이니, 기준 연령보다 어리다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세요. 혹시나 법적 나이와는 무관하게 성숙한 경우라면 추천은 못해도 몰래 보는 것까지 말릴 수는 없겠네요. 모든 건 다 때가 있다고 하잖아요. 연령 제한을 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터.

카피라이터 정철 님은 10년 이상 다수의 책을 썼는데, 그 책들을 쭉 펼쳐보고 살폈더니 나름 괜찮은 글들이 꿈틀대길래 잘 추려보았대요. 하나하나 다시 쓴다는 마음으로 찢고 부수고 만지고 다듬었더니 365개의 글이 완성되었고,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모든 날에 글 하나씩을 주어서 두툼한 달력 같은 한 권의 책이 만들어졌대요. 저자는 이 책을 '정철 베스트 글 모음집'이자 '내가 나를 우려먹는 책'이라고 표현했는데, 가볍게 우려내는 것은 속는 느낌이지만 이 책처럼 제대로 깊게 우려낸 진액이라면 독자로서는 감사하지요.

이 책의 원재료는 《세븐 센스》, 《내 머리 사용법》, 《불법 사전》, 《학교 밖 선생님 365》, 《나는 개새끼입니다》, 《노무현입니다》, 《머리를 9하라》, 《인생의 목적어》, 《한 글자》, 《카피책》, 《꼰대 김철수》, 《사람 사전》, 《누구나 카피라이터》 예요. 모두 열세 권의 책을 깔끔하게 한 권으로, 일 년 365일 하루에 글 하나와 질문 하나씩으로 영감을 충전하는 방식이에요.

이 책의 사용설명서는 구구절절 설명해봐야 입만 아플 뿐, 일단 책을 펼치면 '아하, 이런 느낌!'이라고 알아차릴 걸요. 카피 문구처럼 단순하지만 강력한 문장으로, 어딘가에 숨어 있는 영감을 흔들어 깨우네요. 오늘 점심은 무얼 먹을지를 고민하듯이, 딱 그만큼만 오늘 생각은 《영감 달력》 으로 해보는 거예요. 바른 길로 가려면 엉뚱한 광고판이 아니라 이정표를 봐야죠.



April 16

가만히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말.

내가 죽을 수도 있는 말.

꼼짝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제발 하지 말기를.

우왕좌왕도 좋고 허둥지둥도 좋고 갈팡질팡도 좋으니

어떻게든 움직이라고 말해 주기를.

땅에서도, 바다에서도.


나 왜 죽었어?

주황색 구명조끼 입은 아이들이 묻습니다.

이걸 알아야 하늘로 올라갈 수 있답니다.

죽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면

하늘이 받아주지 않는답니다.

젖은 옷 갈아입을 수도 없답니다.

대답해줘야 합니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답을 줘야 합니다.

왜 죽었는지. 왜 살리지 못했는지.



October 29

가리다

가지다.

내가 가진 것이 나를 가린다.

나는 내가 가진 것을 보여주느라 나를 보여줄 틈이 없다.

남들도 내가 가진 것에 눈을 빼앗겨 나를 보려 하지 않는다.

많이 가질수록 많이 가린다

지나치게

많이 가지면

나는

없다.


얼마나 더 가져야 할까요?

얼마나 더 가려야 할까요?

끝은 있을까요?

기저귀에도 수의에도 호주머니는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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