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날이면 그림을 그렸다
나태주 지음, 임동식 그림 / 열림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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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 곳에 눈길이 가는 법이죠.

오늘 하루를 보내면서 가장 눈길이 갔던 것이 무엇인지를 떠올려 보면 자신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어요.

내 마음 나도 모를 때, 마음이 흔들릴 때는 시집을 읽으면 좋아요. 보이지 않는 마음이 시를 통해 환히 보이거든요.

특히 나태주 시인의 시들은 해맑은 아이의 표정처럼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 같아요.

"언제부터인가 나는 그의 그림에서 시를 읽어내고 싶었다.

모름지기 좋은 시에는 그림이 들어 있고 좋은 그림에는 시가 들어 있기 마련.

나는 그가 그림 속에 숨겨놓은 시들을 찾아내야만 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화가 임동식에게 드리는 오마주 hommage 의 산물이라 하겠다." (9p)

《그리운 날이면 그림을 그렸다》 는 시화집이에요.

나태주 시인은 동갑내기 친구인 임동식 화가의 그림에서 시를 읽어내고 싶었다고 고백하고 있어요.

'그의 그림에게 시를 드리는 마음'이라고 표현했는데, 바로 그 점이 일반적인 시화집과의 차이점인 것 같아요.

시를 위한 그림이 아니라 그림을 위한 시라는 것.

이러한 마음을 알고 책을 펼쳤더니 그림에 더 눈길이 가더군요. 임동식 화가의 그림들은 자연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어요. 풀, 꽃, 나무, 산, 호수, 토끼, 염소, 벌거벗은 아이들, 논과 밭, 사계절의 풍경들... 정겨운 시골 동네의 모습 같아서, 어쩐지 나태주 시인과 임동식 화가가 소년이던 시절의 추억으로 느껴졌어요. 아마도 시인의 눈에는 화가의 그림에서 그리움이 보였나봐요.

<죽림리 가는 길> 이라는 그림을 보면 논과 밭 사이로 길게 뻗은 길이 저 멀리 산까지 이어져 있는데, 이 그림 옆에는 "쓸쓸한 날은 그림을 그리고 / 외로운 날은 음악을 들었다 / 그러고도 남는 날은 /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93p) 라는 <그리움 1> 이라는 시가 있어요. 동일한 제목의 <죽림리 가는 길>이라는 그림에서는 같은 길이지만 한여름의 푸릇푸릇함이 전해지네요. 이 그림을 위해서는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 바로 너다." (95p) 라는 <그리움 2>라는 시가 있어요. 그림 속에 사람은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그 길이 모두의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네가 걸었고, 우리가 걸었던 그 길을 바라보는 화가와 시인의 마음이 무엇인지 느껴지네요.

<친구 정군이 권유한 바람 쐬는 날 1> 이라는 그림 옆에는, "안기고 싶어요/ 그 말 한마디에 / 와락 / 무너져 내린 / 하늘도 있었다." (109p) <흰 구름>이라는 시가 있어요. 갑자기 쏴아아 쏟아지는 비처럼, 마음을 구름에 빗대어 표현한 부분이 좋아요. 흰 구름, 먹구름, 뭉게 구름... 하늘에 구름을 보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 그림과 시를 보고 난 뒤라면 구름 같은 마음이 보일 거예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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