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뒤흔든 50가지 범죄사건
김형민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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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원래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끔찍한 범죄사건을 접할 때마다 너무 힘드네요.

도대체 악은 어디에서 시작되었길래 이토록 오래 깊숙히 잠식해온 걸까요.

《세상을 뒤흔든 50가지 범죄사건》 은 우리가 몰랐던 세계사 속 범죄의 뒷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른 괴물들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범죄라는 사회적 거울을 통해 우리의 모습과 인류 역사의 단면을 들여다보고, 괴물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가다듬고 싶어서였다고 해요. 사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범죄사건을 소재로 하여 흥미롭게 연출하다 보니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결코 의도하지 않았지만 미디어의 영향으로 모방범죄가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사회적인 관심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성숙한 어른들이 읽어야만 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범죄를 대하는 자세예요. 이미 과거에 벌어진 범죄라고 해서 그냥 지나칠 게 아니라 똑같이 재연되지 않도록 구조적 해결책을 세워야 해요. 역사를 바꾼 범죄사건들은 우리에게 값진 교훈을 남겼어요. 어떻게 괴물이 만들어졌고, 시대마다 어떤 처벌을 해왔는가. 범죄의 재구성은 각 사건과 동시기에 일어났던 주요 사회 이슈들을 살펴봄으로써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어요.

대부분의 범죄는 탐욕이라는 추악한 내면 동기가 있는데, 사이코패스는 목적 없는 범죄라는 점에서 더욱 섬뜩한 것 같아요. 사이코패스 연구가 로버트 D. 헤어는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고 타인의 고통과 슬픔을 외면한다면 우리들은 사이코패스의 피해자이기 이전에 그들의 공범일 수밖에 없다." (78p) 라고 했는데,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아요. 공감 능력의 결핍이 악을 키우는 최적의 환경이니까요.

절대 권력자가 있으면 반드시 절대 권력자를 둘러싸고 호가호위하는 이들이 생기고 그들로 인한 범죄가 독버섯처럼 피어나는데, 중국 역사에는 명나라의 환관 위충현이라는 인물이 대표적인 권력형 비리를 보여주고 있어요. 위충현은 "엄당(奄黨, 환관들의 당)이 한 사람을 대신으로 올리고 재목으로 만드는 데는 몇 년도 부족하다. 하지만 누군가를 파멸시키는 데는 하루면 충분하다." (150p)라고 말했는데, 황제가 국정에 무관심할 때 위충현 같은 이가 나타났듯 나라의 주권자인 국민이 정치를 외면할 때 어떤 괴물이 나타나 순식간에 우리 삶을 망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어요.

한국 현대사에서는 간첩을 만든 사람들이 있어요. 일제 강점기 때 해외출장까지 다니며 독립운동가들을 고문했던 악질 경찰이자 고문 전문가들은 애국이라고 떠들었지만 실상은 버러지였다는 것. 민주주의에서 최고 가치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인데 그들은 고문을 통해 간첩 제조라는 범죄를 저질렀어요. 국가권력이 저지른 중대한 인권침해사건들에 관해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해요. 다각적인 사회적 관심이 정치 참여로 이어지면 나쁜 놈들을 가려낼 수 있어요. 악의 뿌리를 뽑는 일, 범죄를 구조적으로 원천봉쇄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목표가 되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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