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과 버섯구름 - 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세계사
오애리.구정은 지음 / 학고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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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과 버섯구름》 은 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세계사를 담은 책이에요.

책의 구성이 재미있어요. 미처 몰랐던 물건들의 이야기와 장소를 주제로 한 그곳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그리고 알고 보면 더 흥미진진한 세계로 나누어 모두 스물네 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세계사와는 별개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라서 놀랍고 신기했어요. 무엇보다도 각각의 이야기마다 해시태그 키워드가 표시되어 있고, 사진과 그림 자료가 풍부해서 보는 재미가 있어요.

사실 재미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놀라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책 제목이기도 한 성냥과 버섯구름에 관한 내용은 충격이었어요. 요즘은 성냥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유물 취급을 당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성냥은 일상의 필수품이었어요. 우리나라 성냥의 역사에서 인천은 빼놓을 수 없는 곳인데, 1886년 제물포에 있는 무역상사 세창양행이 일본에서 성냥을 수입해 국내에 팔았고, 1917년에는 인천에 첫 성냥 공장인 조선인촌주식회사가 문을 열였다고 해요. 인류 최초의 자기발화식 성냥은 19세기 초 프랑스에서 탄생했고, 19세기 중반 유럽과 미국에서 성냥은 매우 흔한 물건이 되었대요. 다만 성냥의 대중화 이면에 끔찍한 비극이 벌어졌다는 건 전혀 몰랐네요. 유럽과 미국의 성냥 공장과 인공장 노동자들은 백린의 독성 때문에 턱뼈과 변형되는 인중독성괴저 환자가 속출했다고 해요. 백린의 위험성이 심각해지자 노동자들의 파업이 벌어졌고, 그제서야 백린 사용이 법으로 금지되었대요. 국제법에도 불구하고 백린탄은 지금도 쓰인다고 해요. 2009년 국제 인권 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북부의 인구 집중 지역인 가자 시티와 자발리야 난민촌 일대에 백린탄을 다수 투하했다고 보고했고, 그보다 앞선 2006년에도 이스라엘은 전쟁에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해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민간인 지역에 백린탄 공격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어요. 너무나 참혹한 역사의 민낯이네요. 성냥 공장에서 백린 때문에 고통당한 노동자 다음엔 전쟁에 희생당하는 사람들까지 여전히 독극물의 피해는 사라지지 않았네요.

아름다운 버섯구름의 정체는 핵무기 실험이었어요. 프랑스는 무루로아와 그 옆 팡가타우파 환초 등에서 1966년까지 핵실험을 했고, 핵폭발이 193회에 이른다고 해요. 현재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물론 타히티 등 태평양 섬 사람들은 핵실험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프랑스는 그 피해를 숨기기 급급했어요. 2021년 인터넷에 공개된 「무루로아 파일」 을 보면 무려 11만 명이 방사능에 노출돼 건강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어요. 냉전 시대에는 핵무기 경쟁으로 핵실험이 계속되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프랑스의 핵실험은 상상도 못했어요. 제국주의 열강들이 저지른 만행은 21세기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어요. 인류 위기를 다함께 극복해야 할 지금, 여전히 강대국의 횡포는 사라지지 않았어요. 더군다나 한반도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악화시키는 상황들로 인해 신냉전 시대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너무 걱정스럽네요. 그냥 지나쳤던 혹은 몰랐던 세계사의 사건들은 결국 현재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어요. 역사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해주고 있어요. 반복하지 말아야 할 비극, 잊지 않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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