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종, 계급 Philos Feminism 2
앤절라 Y. 데이비스 지음, 황성원 옮김, 정희진 해제 / arte(아르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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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종, 계급》 은 미국의 페미니스트 앤절라 이본 데이비스가 1982년에 발표한 여성학 이론의 고전이라고 해요.

앤절라 이본 데이비스는 대표적인 흑인 페미니스트이며 평생 다양한 정체성과 젠더를 넘나드는 삶을 살았다고 해요. 흑인, 여성, 레즈비언, 공산주의자, 저술가, 교수, 감옥 폐지 운동가, 팔레스타인 국제연대 활동가, 직업 정치인이자 한때 FBI 가 지명한 10대 수배자였으며, 인종차별과 성차별 철폐 운동, 퀴어 인권운동, 반전운동 등 소외되고 주변화된 이들을 옹호하는 '자유의 전사'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2020년 [타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된 인물이에요.

최근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되어 읽게 된 책이지만 앞서 해제가 없었더라면 한참 헤매다가 갈피를 잡지 못했을 거예요.

여성학 박사 정희진님의 해제를 보면 페미니즘의 개념뿐 아니라 한국 사회와 미국 사회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어요.

"인종과 계급, 지역처럼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차이나 개인의 성격에 따른 젠더나 여성성을 실행하는 방식이 다른 여성들도 있다. 이 중 누구를 여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가부장제 사회에서 규범적 여성(젊고 예쁜 중산층 여성)은 남성이 정한다. 이에 반해 여성주의는 '아줌마, 할머니, 노예 여성, 트랜스젠더 여성'도 여성이라고 주장하며 여성의 범위를 확장한다. 페미니즘 이론과 운동의 목표는, 개별적인 인간의 여성을 남성 공동체를 위한 성역할 노동자 집단으로 환원시킨 성차별 체제에 대한 도전이자 여성의 개인화와 인간화다. 페미니즘은 여성이 억압받는 존재라는 자각과 함께, 여성이라는 범주를 만들어낸 권력을 해체하자는 주장이다. 그래서 페미니즘은 여성의 같음과 다름을 동시에 주장한다.

성차별이나 인종주의는 지배 세력이 정한 규정이다. 서구인, 백인, 남성은 개인으로 간주되지만 그 외 나머지 사람들은 집단으로 다루어지고 그들 안의 차이는 무시된다. 백인 대 유색인종이라지만, 유색인종인 아시아인과 흑인의 피부색 차이는 아시아인과 백인의 피부색 차이보다 크다 (또한 아시아인의 피부색은 하나인가? 흰색부터 갈색까지 다양하다). 이는 장애인 집단 내부의 개개인의 차이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보다 큰 것과 비슷한 이치다. 차이는 권력이 규정하는 임의적인 경계다." (12-13p)

정희진 박사는 《여성, 인종, 계급》 라는 책의 주장을 한 단어로 요약했어요. "평등."

평등을 원한다면 그것을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누가 '함께' 해야 하는지는 너무나 어려운 의제인 것 같아요. 먼저 나의 위치성을 자각해야 '우리'에 속할 수 있고, 무엇과 투쟁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기에, 근본적인 공부가 필요해요. 앤절라 데이비스는 여성이 흑인, 노예, 가난한 사람일 때 여성성의 기준과 페미니즘 이론은 완전히 달라지며, 여성은 인종뿐 아니라 어떤 집단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여성주의가 다른 모습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어요. 여성들 간의 차이는 개별 인구수만큼이나 다양하고, 이 다양성은 단지 다름이 아닌 억압과 피억압 관계에 있어요.

미국 사회는 중산층 백인 남성이 흑인 여성, 흑인 남성, 백인 여성을 지배해왔고, 이러한 인종과 젠더의 역할이 페미니즘 이론 발달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해요. 그래서 미국의 사회과학, 사회의 기본 분석 단위는 좌우를 떠나 계급, 인종, 젠더이며,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페미니즘 이론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어요. 따라서 흑인 여성의 권익 운동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평등을 향한 투쟁을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배우는 과정이에요. 4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건 참으로 안타깝고 씁쓸한 현실이네요. 특히 한국 사회는 젠더 이슈를 개념도 모른 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에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라는 발언, 미국 사회에서는 결코 공론장에서 나올 수 없다고 해요. 현실 인식만 해도 당연한 게 아닐까요. 불평등하다고 느끼는 계층에게 주목한다면 구조적 성차별의 현실이 확연히 보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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