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
이동건 지음 / 델피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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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사건 중에서 소름끼치게 무서운 건 가해자가 피해자의 가족인 경우예요.

자신의 가족을 살해하는 사람, 그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아니, 마음이란 게 존재하는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흔적을 남기지 않는 완벽한 살인을 다룬 이 소설을 읽다가 고유정이 떠올랐어요.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그녀는 첫 번째 살인을 성공했기 때문에 두 번째 살인을 저지를 수 있었어요. 전 남편의 시신은 끝내 찾지 못했지만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는 과학 수사의 원칙대로 유죄가 확정되었어요. 완전범죄가 가능하다는 착각, 자신의 죄를 완벽하게 숨길 수 있다는 그 잘못된 생각이 끔찍한 비극을 만드는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박종혁, 스물일곱 살, 공장 근로자.

그는 십 년 전, 자신의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을 죽였어요. 시신을 아무도 모르게 처리했고, 담임 선생님은 실종 처리되었어요. 왜 죽였냐고 묻는다면 딱 하나, 자신이 발견한 완벽한 살인의 공식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걸 끝, 더 이상 살인을 저지르진 않았어요.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과 경찰이 곧 잡으러 올지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감으로 몸살을 앓고 나서는 그 일을 영원히 묻기로 했어요. 절대로 다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그 뒤로 시간이 흘렀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종혁은 단골 재즈 바에서 미모의 여성과 엮이는 바람에 두 번의 폭행을 당하자 분노했고, 그동안 잊고 있던 완벽한 살인의 공식을 사용하고 말았어요. 종혁의 두 번째 살인 대상은 재벌 3세였고, 살인은 완벽했지만 유력한 용의자였기에 보복을 당하게 되는데... 결국 종혁은 살기 위해서 악마와의 거래를 하고 말았어요.

돈으로 뭐든 살 수 있다고 여기는 악마, 세상은 그 악마들로 인해 지옥으로 변하고 있어요. 죄의 무게는 경중을 따질 수 있지만 악마는 그냥 악마인 것 같아요. 정말이지, 다들 너무 사악하네요. 약한 틈을 노리고 달려드는, 얽히고 설킨 그들의 이야기에 경악하는 이유는 그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에요. 그들은 완벽했다고 여기겠지만 죄의 대가는 더디지만 반드시 찾아온다고, 믿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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