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별 5 - 경성의 인어공주
나윤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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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락치.

러시아어로 원래 도당, 당파, 당 중의 당, 파벌, 파벌 싸움, 당쟁, 내분, 한 정당 내의 파벌을 뜻하는 단어였는데,

대한민국에서는 어떤 목적을 위해 신분을 숨기고 다른 단체에 들어가 활동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하네요.

이 단어가 2022년 대한민국에서 이슈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일제강점기 이후 해방은 되었으나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우리 사회는 여전히 혼탁한 것 같아요.

<고래별> 은 일제강점기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어요.

의현은 친일파인 아버지로 인해 프락치라는 누명을 쓰게 되고, 결사단 사람들은 지명수배자가 되어 쫓기는 신세가 되었어요.

아슬아슬하게 도망친 해수와 수아는 절에 은신하게 되고, 의현은 모두를 속이며 은밀한 계획을 실행하는데...

 

"당신은 아무에게도 위로받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위로받지 않으려 하고 있으니까요.

나라를 빼앗긴 순간부터 죄인으로 살겠다고 결심하셨는가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홀로 옥중에 사시는 건가 싶어요.

그런데... 그런데...

그 안으로 손을 내밀면...

설마 잡아주지도 않으시렵니까?" (269-270p)

 

이 장면을 보다가 울컥했어요. 잔인하게 소녀를 죽이려 했던 연경, 그 소녀는 목숨 대신 목소리를 잃었어요.

서로 의심하고, 공격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상황이 너무도 가슴 아프네요. 그러나 대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과 비겁한 선택은 구별해야 되겠지요. 자신의 안위를 위해 동지를 배신했다면 이는 용서받지 못할 짓이니까요. 순임 선생님은 끝까지 고문을 견디며 동지들을 지켜냈어요. 비굴한 삶 대신 명예로운 죽음을 택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누구라도 그 시대를 살았다면 장담할 수 없는 선택이자 용기일 거예요.

2022년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역사 앞에 당당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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