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대여점 - 무엇이든 빌려드립니다
이시카와 히로치카 지음, 양지윤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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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를 대여해준다고요?

음, 구미가 당기는군요. 어떤 외모로 바꿔 볼까, 고민을 좀 해봐야겠네요.

'무엇이든 빌려드립니다, 외모 대여점'은 원하는 그 어떤 외모라도 하루 동안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요.

단 두 가지 조건만 잘 지킨다면 말이죠. 범죄 행위에 사용하지 말 것, 혼이 뒤바뀐 상태에서는 서로 가까이 있을 것.

이 특별하고 놀라운 가게의 정식 명칭은 '무엇이든 대여점 변신 가면'이에요. 점장은 대학교 1학년생인 아즈마 안지인데 할아버지인 소노지로부터 여우를 부려 외모를 맞바꿔 주는 신비한 능력을 물려받았어요. 일명 여우술사라고 해요. 가게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은 호노카, 마토이, 구레하, 사와카예요. 모두 변신 여우들이에요.

오호라, 우리나라 전설에 등장하는 구미호와 비슷한 친구들이군요. 어쩐지 변신 여우가 낯설지 않았아요. 하지만 그 여우가 속해 있는 인간, 여우술사의 존재는 좀 색다르네요. 왠지 이 소설은 시리즈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외모 대여 예약 손님이 많을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첫 번째 예약 손님은 시바타 사쓰키, 열일곱 살 여고생은 미소녀 타입의 외모를 대여했어요. 가장 쉽게 짐작할 만한 외모를 대여해서 그 결과도 당연하게 여겼는데 의외의 반전이 있네요. 서른두 살의 남성 오타 마코토, 열여섯 살 소년 오노 데쓰야, 열한 살 소녀 사와구치 유리, 스무 살 여성 나카지마 후미코, 서른여덟 살 남성 야마시타 유타, 스물여섯 살 여성 가토 미오리, 쉰네 살 남성 오이카와 고이치, 마흔두 살 여성 아즈마 하루히, 열다섯 살 소녀 도노 스미카까지 저마다 가게를 찾아 온 사연이 있어요. 겨우 하루뿐인데 외모를 바꿔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이 점점 놀라운 감탄사로 바뀌게 된 것 같아요. 특히 본인의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외모를 대여한 사연은 감동이었어요. 반면 나쁜 의도로 외모를 대여했던 가토 씨는 안쓰러웠어요.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지 못해 고장이 나버렸구나. 그 마음이 망가진 줄도 모르고 살았으니 얼마나 공허했을까요. 하지만 외모 대여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으니 정말 다행이다 싶었어요. 무엇보다도 최고의 복수가 무엇인지 알려줘서 한 수 배웠네요. 훌륭한 소노지 할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안지는 좀 멋졌어요. 외모는 허술하고 엉성하지만 내면은 꽉 차 있는 멋진 청년이네요. 탄생의 비밀, 그 부분은 엄청 궁금했는데 시원하게 해소되었네요. 외모 대여점 덕분에 외모만큼이나 내면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 당신이 한 짓은 복수가 아니에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 그렇다면, 제가 한 짓은 ...... 대체 뭐였을까요?"

"단순한 화풀이였을 뿐이죠."

"화...... 풀이 ......"

"당신의 복수는 성공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마음이 조금도 홀가분하지 않죠. 그렇지 않나요?"

"당신은 잘못 생각했어요. 그래서 복수 대신에 화풀이를 하고 만 거죠. 그렇게 화풀이했으니 꼭 해야 할 일이 있겠죠."

"솔직하게 말하는 거예요. 화풀이해서 미안하다고." (182-183p)


"최고의 복수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두 번 다시 생각나지 않게 하는 거예요. 그걸로 충분해요." (1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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