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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디자인하라
유영만.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8월
평점 :
"당신의 OO 이 곧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과연 OO 은 무엇일까요. 워낙 자주 사용되는 문장이라서 익숙할 거예요. 답은 하나가 아니죠. 그만큼 본인의 정체를 드러내는 요소들은 다양하고 많아요. 그 중 하나가 이 책의 주제인 '언어'예요.
《언어를 디자인하라》 는 지식생태학자이자 한양대학교 교수 유영만님과 대한민국 1호 관점 디자이너이자 피와이에이치 대표 박용후님의 책이에요.
이 책은 우리가 왜 언어를 디자인해야 하는지, 어떻게 언어 레벨업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먼저 당신 언어의 레벨이 당신 인생의 레벨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위대한 업적을 남겼거나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언어를 탁월하게 디자인한 사람이며, 똑같은 말이라도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담아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삶의 격이 다르다는 것. 내가 아는 언어만큼 내 세계가 넓어지기 때문에 언어력을 키워야 해요. 나의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나만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므로 나의 언어가 없는 사람은 남의 언어로 바라보 남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밖에 없어요. 어떤 언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생각이 바뀌고, 실제로 그 생각대로 행동하게 돼요. 만약 틀에 박힌 언어를 관성대로 사용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진부한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예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표현한 하이데거의 말처럼 언어는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이자 태도이고, 사유하는 방식까지 결정하기 때문에 언어를 잘 디자인하고 언어력을 갈고 다듬어야 해요.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은, 그 문제들이 발생할 때 사용했던 사고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126p) 아인슈타인의 명언이에요. 다양한 언어를 선택할 수 있다면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고법을 택할 수 있어요. 즉 언어가 바뀌어야 하고가 바뀔 수 있어요. 언어가 풍부해지면 상상력과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어요. 새로운 언어를 습득해야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생각의 재료가 융합될 때 탄생해요. 이때 생각의 재료가 개념인데, 우리는 개념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끊임없이 개념을 공부해야 '개념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는 "개념은 인격" (141p)이라고 했어요. 내가 사용하는 개념의 격이 나의 인격이므로, 내가 사용하는 개념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라는 뜻이에요. 만약 개념 없는 사람이 빈약한 언어력을 지녔다면 필연적으로 불통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상대가 사용하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니 원활한 소통이 안 되고 오해가 쌓이는 거예요. 아이와 어른의 차이는 사용하는 개념의 차이이고, 어른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개념의 성숙'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진정한 어른이 되려면 언어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언어 공부가 중요해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언어 공부법은 나만의 개념사전을 만드는 거예요. 일곱 가지 개념사전으로 신념사전, 관점사전, 연상사전, 감성사전, 은유사전, 어원사전, 가치사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설명해주네요. 똑같은 단어라도 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거기에 담긴 욕망이 달라진다고 해요. 나만의 개념사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매일 꾸준히 갈고 닦으며 업데이트 해야 하는 일이며, 한마디로 나만의 인생사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살면서 만난 개념을 자신의 관점으로 재정의해보면 그동안 간과했던 삶의 의미를 반추할 수 있고,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새롭게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내가 창조하는 개념대로 내가 원하는 세계 즉 미래가 열린다는 것이 핵심이네요. 언어를 디자인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