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의 섬 아르테 미스터리 8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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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괴담을 좋아하다면 혹하게 될 이야기, 《예언의 섬》 은 일본 호러소설대상을 받은 사와무라 이치의 소설이에요.

표지부터 강렬해서 소름이 돋았어요. 칼을 움켜쥔 손, 그 칼은 섬 중앙을 향해 깊숙히 꽂혀 있고, 또 다른 손은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 위에서 뭔가를 노리고 있어요. 불을 밝힌 배는 섬으로 들어오고 있어요. 피구름이 너울너울 안개처럼 드리운 섬. 표지 그림은 소설 속 예언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어요. 섬의 이름은 무쿠이 섬 MUKUI Island 이에요. 여기서는 무쿠, 아무것도 없다는 무(無) 뜻으로 설명이 되어 있는데, 일본어를 찾아보니 '무쿠이'는 앙갚음을 의미하는 보(報)와 발음이 같더라고요. 처음부터 긴장감이 도는 장면이 나와요.

"아주 강한 원한이 느껴지는구려. 엄청난 증오심도 느껴지고. 이 마을에 사는 사람, 이 섬을 찾아오는 사람을 모조리 증오하고 있어.

저쪽 세계로 끌고 들어가려고 하는구려. 자신과 똑같은 고통을 안겨주기 위해 괴롭히고 또 괴롭히면서 천천히, 서서히......"

죽이려고 하고 있다오.

노파는 들릴락 말락 한 속삭임으로 말을 마무리했다. (12p)

노파의 이름은 우쓰기 유코, 유명한 영능력자로 알려져서 TV 에도 출연했어요. 지금 노파는 방송국 촬영팀과 함께 세토 내해에 떠 있는 무쿠이 섬을 방문하여 섬의 히키타 산에 사는 히키타 원령이 보인다면서 산에 오르던 중 쓰러지고 말았어요. 원령의 저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그로부터 2년간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나기 두 시간 전에 최후의 예언을 남겼어요. 자신이 사망한 지 20년 후, 무쿠이 섬에서 여섯 명이 죽는다는 예언이에요.

"내 목숨이 끊어지고 20년 후, 저 너머의 섬에서 참극이 일어나리라.

원령의 복수인가 저주인가 재앙인가, 구원은 눈물의 비에 가로막히리라.

바다의 밑바닥에서 뻗어 나오는 손, 살아 있는 피를 마시는 길고 새까만 벌레.

산을 기어 내려오는 죽음의 손, 그림자가 있는 피에 물든 칼날.

다음 날 새벽을 기다리지 않고, 여섯 영혼이 명부로 떨어지로라. (52p)

과연 예언은 적중했을까요.

신기하게도 바로 그 예언의 날, 무쿠이 섬을 찾아온 손님들이 있어요.

아마미야 준, 오하라 소사쿠, 미사키 하루오는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소꼽친구예요. 최근 소사쿠가 직장 상사의 괴롭힘으로 자살 시도를 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아버지가 찾아와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 상태가 좋지 않아 본가에 내려와 정신과에 다니면서 오랜만에 준을 만났어요. 여행을 다던 하루오가 일 년만에 준에게 연락을 해왔고, 셋이 함께 여행을 가자는 제안을 했어요. 무쿠이 섬 여행은 전부 하루오가 계획했어요. 숙소 예약부터 섬에 도착한 후 구체적인 계획까지, 그런데 하루오는 섬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바다에 시신으로 발견되었어요.

원령의 저주일까요, 아니면 원령을 가장한 살인자의 소행일까요.

결말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설마 아닐 거라고, 아니길 바랐는데... 너무 충격적인 결말이라 할 말을 잃었어요. 저주, 이 단어가 지닌 의미를 다시금 정의하게 되었어요. 예견된 비극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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