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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으로 살자 - 더 열심히 놀기 위해 세상과 타협하는 법
노선경 지음 / 떠오름 / 2021년 7월
평점 :
엉망진창, 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든다면 이 책 역시 공감할 거예요.
누군가에게 엉망은 무질서, 혼란, 혼돈의 개념이겠지만 여기서 엉망은 자유로움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받아온 교육이 워낙 주입식이라서 '차렷, 열중 셧, 경례'에 몸이 반응하고, 어딜 가나 줄 맞추기에 신경쓰며 살아왔어요. 그래서 가짜 모범생이 대량 생산된 게 아닌가 싶어요. 실은 놀고 싶었으면서 눈치보느라 억지로 공부하고, 시키는 대로 사느라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겉은 멀쩡한데 속은 곪을 대로 곪아버린 상태. 노는 건 아이들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좋아한다고요. 근데 우리 사회는 놀지 말라고, 노는 건 시간 낭비라면서 채찍질을 하고 있어요. 열심히 일을 했다면 쉬는 시간, 노는 시간이 꼭 필요해요. 놀지 않는 사람은 병들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사는 게 재미없으니까요. 반면 신나게 놀 줄 아는 사람은 인생이 즐거워요. 엉망진창 놀아보세, 열심히 놀아본 사람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좋아하는지를 알고 있어요. 삶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요.
저자는 자칭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하네요. 학창 시절에 미친 듯이 놀아봤고, 미친 듯이 일해서 돈도 많이 벌고 명성도 얻었다고 해요. 그랬던 저자도 작년 여름, 힘들었대요. 일상에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느껴지는 공허함을 술로 달래며 방황했고, 모든 것이 엉망으로 흘러가던 그즈음 부모님이 독립을 권유했다고 해요. 집 앞 공원에서 아빠와 대화를 나누는데 무성하던 푸른 나무 사이에 붉게 물든 나뭇잎 몇 개가 보였고, 가을이 왔구나 느꼈대요. '내 여름은 이리도 엉망진창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결국 기다리던 계절이 오고 있었다. 내 삶은 엉망이어도 시간은 흘러 가는구나. 이대로도 흘러는 가고 있구나.' (177p)라는 생각과 동시에 외면했던 상황에 직면할 용기가 생겼고, 좌우명이 바뀌었대요. 엉망으로 살자, 엉망으로 살아도 괜찮다, 그러니 애써 정돈된 삶 말고 더더욱 엉망으로 살자.
본인의 이야기 속에 툭툭 위로가 되는 말이 등장하네요. 누군가의 고민, 아마 그 내용이 크게 다르진 않을 거예요. 살면서 누구나 하는 생각, 그때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하기 위해 똑똑한 조언이 필요한 것 같아요. 책에 나온 내용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본인의 선택이에요. 엉망으로 살자는 건 결국 자기 방식대로 자유롭게 살자는 의미이니까요. 남과 비교하면서 남들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오직 나를 위해 나답게 살 것.
하고 싶은 일을 할까요?
할 수 있는 일을 할까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만드세요.
어차피 무슨 일을 하든 완벽히 보장된 미래는 없어요. (51p)
잘 하고 싶은데
잘 안 될 때
잘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한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그냥 좋아서 한다.
잘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109p)
Q. 요즘 계속 무언가를 할 때 '나 까짓 게'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울해지고 안 하게 되는데 어떡하면 좋을까요?
A. 그럴 땐 '우와 나 까짓 게 이런 것도 하네? 우와 대박'이라고 생각하면서 해보세요.
생각만 해도 기특하지 않아요? 나를 기특하게 여기세요. (127-128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