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가 어딨어? - 아이디어를 찾아 밤을 지새우는 창작자들에게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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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뜩이는 아이디어?

글쎄, 반딧불이를 발견하는 확률 정도... 언젠가 봤던 기억은 있지만 언제 또 보게 될지는 알 수 없어요.

부디 깜깜한 내 머릿속을 환하게 비춰주길, 늘 기다리는 마음이랄까.

《천재가 어딨어?》 는 그랜트 스나이더의 그림에세이예요.

책의 원제는 "The Shape of Ideas" 예요. 표지를 보자마자 와우,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어요.

얼마 전 읽었던 책 《샤워를 아주아주 오래하자》 (원제 : "The Art of Living")의 저자였군요. 어쩐지 책 디자인부터 끌린다 싶더니 이미 봤던 사이였네요. 그랜트 스나이더는 누구인가, 그에 관한 소개글을 보면 "낮에는 치과 의사(치열교정의사), 밤에는 일러스트레이터, [뉴욕 타임스]에 만화를 연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최고의 미국 만화를 선정되었으며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나와 있어요. 직업이 두 개, 요즘은 투잡러 세상이라지만 다 잘하기는 쉽지 않은데 그는 해냈네요. 과연 그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이 책은 아이디어를 찾아 밤을 지새우는 창작자들에게 보내는 그림 편지 같아요. 아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답답한 누군가의 고민을 해결해줄 순 없지만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멋진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있어요. '아이디어'라는 주인공이 나오는 만화책이라고 해야겠네요. 저자는 2009년 우연히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이후부터 매주 적어도 한 장짜리 만화를 그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머리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으려고 스케치북을 들고 다녔대요. 굉장한 노력파 천재인 것 같아요. 제 기준에는 모든 종류의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이들이 천재라고 생각해요. 오롯이 내면에서 끌어올린, '나만의 것'을 지녔다면 그는 천재예요. 세상에서 유일한 창작물, 그것을 만들어내는 예술가들 덕분에 감동과 재미가 생겨난 게 아닐까 싶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일이 창작 활동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의 삶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을 거예요. 영감, 노력, 즉흥성, 열망, 사색, 탐구, 일상의 좌절, 모방, 절망, 순수한 기쁨까지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만화책을 보고 있노라니, 삶 자체가 예술처럼 느껴지네요. 오늘 하루가 특별했다면, 나는 그 시간을 멋지게 만든 예술가?


떨어지는 영감

영감은 사과처럼 떨어진다. 참고 기다릴 수가 없군. '잘 익어야 하는데...'

영감은 꼭 내가 다른 일을 할 때 떨어지고, 모른 척할 수 없게 만든다.

완벽한 영감은 눈송이처럼 떨어지는데, 나한테까진 닿지 않더라.

벼락처럼 영감이 내리치면 좋겠는데, 떨어지는 건 빗방울 뿐.

완벽한 영감이 떨어질 때도 있는데, 알고 보면 다른 사람 차지.

"이봐요, 그거 내 건데."

영감을 얻으려고 빤한 곳만 찾다가, 엉겁결에 만나기도 하고,

가끔은 어떤 영감도 떠오르지 않은 채 밤이 깊어간다.

밤을 새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13p)


그림 없이 글만 읽어보니 한 편의 시 혹은 노래가사처럼 멋지네요. 우리가 우스개소리로 '감 떨어졌냐?'라면서 먹는 감을 들이대는데, 이 책에서도 사과 나무 아래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을 그렸네요. 영감 = 사과, 언제 영감이 떨어질지 몰라서 마냥 기다리다가 사다리 타고 올라가보니 덜 익어서 딸 수는 없고, 다시 기다리다가 놓치거나 남의 것이라 실망하고, 전혀 예상도 못한 곳에서 만나게 되는 이야기. 정말 근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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