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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바꾼 세계의 역사 - 로마제국의 번성에서 미국의 독립까지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6월
평점 :
우리의 일상은 항상 날씨의 영향을 받고 있어요. 과연 인류 역사 속 날씨는 어떤 결정적 역할을 했을까요.
《날씨가 바꾼 세계의 역사》 는 기후 변화가 영향을 미친 역사적 사건들을 소개한 책이에요.
이 책에는 로마제국의 번영을 가져온 최적의 기후부터 대서양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불어닥친 2005년까지 스물세 건의 역사적인 사례를 살펴보고 있어요. 최적의 기후가 가져온 행운도 있지만 불운을 넘어 인류 멸종을 우려할 정도로 심각했던 기후재앙도 등장해요. 화산 폭발이 초래한 기상 대이변 직후에는 반드시 식량난이 따라오고, 역병이 발생했어요. 오늘날 학자들은 마야인들의 무분별한 벌목이 기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가장 위대한 고대 문명 중 하나인 마야 문명을 붕괴시킨 요인은 다양하지만 그 중 기상이변이 미친 영향력이 가장 컸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마야의 기후 관련 지표들을 살펴본 고기후학자는 환경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할 경우 고도로 발달된 문명이라도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확인됐다고 경고하고 있어요.
중세 온난기에는 대체로 온화한 기후 덕분에 풍년이 이어졌고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갑작스런 악천후로 인해 대기근을 겪었어요. 중세 후반에 시작되어 근세로 넘어온 이후까지 지속된 추운 시기를 소빙하기라고 부르는데, 소빙하기의 평균 기온은 중세 온난기에 비해 0.8도가량 낮았고, 심지어 2~3도가 낮았던 지역도 있었대요. 소빙하기의 기온을 끌어내린 원인으로는 태양의 흑점 변화라는 결론이 나왔고, 또 다른 유력한 원인은 화산 폭발이라고 해요. 유럽이 아닌 다른 대륙에서도 기온 변화는 있었지만 이런 지역에서는 맹추위보다는 가뭄이 더 큰 문제였어요. 극심한 가뭄은 특히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주 일어났고, 유럽에서 건너간 이민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어요.
독일의기상학자 발터 렝케는 1709년 겨울의 추위를 가장 추웠던 겨울로 기록하고 있어요. 이 끔찍한 추위 때문에 다수의 주민들이 영국이나 아메리카 대륙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고 하네요. 그런데 불과 300여년이 지난 지금, 유럽 국가들은 기록적 폭염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어요. 유럽을 덮친 폭염은 공기 흐름을 막는 블로킹 현상이 원인이라고 해요. 점점 강해지는 블로킹 현상은 지구 온난화로 고위도와 중위도 간의 기온차가 줄면서 상층의 바람이 약해지고 기류가 정체하는 것인데, 많은 기후전문가들이 앞으로 극단적인 날씨가 더 잦아질 거라고 경고하고 있어요.
왜 날씨에 주목했을까요. 현재 우리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심각한 기후 위기를 겪고 있어요. 과거 기후와 관련된 큰 변화들을 살펴본다고 해서 현재의 기후 문제가 덜 심각해지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인간이 기후 변화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기후 변화를 경고하는 견해와 부인하는 견해가 양극단에서 대립하는 상황은 굉장히 불필요한 소모전이에요. 오늘날 대부분의 기후학자, 지구물리학자, 기타 관련 분야의 학자들은 지금까지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지금 지구온난화 폭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크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과거에는 날씨가 역사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면 이제 우리는 역사를 토대로 날씨가 우리 미래에 끼칠 해답을 찾았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 모두는 전 지구의 기후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것,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