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 자연물편 - 딸아 한자 공부는 필요해, 문제는 문해력이야. 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김꼴 지음, 김끌 그림 / 꿰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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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는 색다른 한자 이야기 책이에요.

부제가 재미있어요. "딸아, 한자 공부는 필요해. 문제는 문해력이야."

저자는 기획서를 더 잘 쓰고 싶고, 인문 역사서를 더 잘 이해하려고 독학으로 한자를 공부했는데, 한자 실력에 비례하여 문해력이 좋아지는 경험을 한 뒤로 이를 자녀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대요. 그래서 본문 내용은 아버지가 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에요.

이 책은 신화를 소개하고 신화와 관련된 한자들의 구성요소와 원리를 하나씩 설명해주고 있어서 재미있는 한자 공부가 되는 것 같아요.

고대 사람들은 자연현상을 신의 섭리로 생각하여 초자연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고, 해, 달, 별, 바람, 비, 구름, 번개 등의 자연물에 대한 신화나 이러한 생각들이 반영된 日(해 일), 月 (달 월), 星 (별 성) 등의 글자가 만들어졌다고 해요. 책의 구성도 해, 달, 별 그리고 오행성, 비, 구름, 바람과 신(神)에 관한 동서양의 신화가 등장하고 있어요.

저도 처음엔 신화라고 해서 그리스 신화를 먼저 떠올렸는데, 동양에도 다양한 신화들이 존재해요. 그런데 상대적으로 그리스 신화보다 덜 대중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별자리에 대한 태도, 관점의 차이 때문이라고 해요. 동양에서 밤하늘의 별자리는 지상에 있는 신분사회질서의 모범을 보여주는 곳이라서, 밤하늘 별자리에 이상한 일이 생기면 그것은 땅에 어떤 계시를 내려주는 거라고 생각했대요. 밤하늘 별자리 관측은 땅의 길흉화복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엄중한 일이었기에 애초에 개인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던 거에요. 반면 서양에서는 반짝이는 별을 보며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하여 흥미진진한 별자리 신화를 만들어냈어요. 수성은 제우스의 사자 역할을 하는 헤르메스, 영어 표기로는 머큐리이고, 금성은 로마 신화에서 미의 여신 비너스, 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테, 메소포타미아 미의 여신 이슈타르 등으로 불렀고, 동양에서는 해질녘 초저녁에 뜨면 개밥바라기별 내지 장경성, 태백성이고 새벽녘에 뜰 때는 샛별 내지 효성, 계명성 등으로도 불리었대요. 태양계 행성 중 가장 큰 목성은 서양에서는 신들의 왕 주피터라고 불렀는데, 주피터는 제우스의 로마식 표기라고 해요. 동양에서 목성은 매년 한 살씩 나이를 먹는 기준이 되는 별이라 해서 세성이라 불렀대요. 토성은 오행성 중 가장 느린 별이며 서양 이름은 크로노스의 로마식 표기인 사투르누스에서 온 새턴이에요. 고대 그리스어(헬라어)에서 시간, 때를 나타내는 개념은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두 가지인데, 과거-현재-미래로 연속해 흘러가는 정량적인 시간이 크로노스이고, 인간의 주관과 목적의식이 개입된 정성적인 시간을 카이로스라고 해요. 그래서 카이로스는 기회와 행운의 신이기도 해요.

여기서 신화 한자를 살펴보면 歲 (해 세)는 戌 (개 술) 과 步 (걸음 보)의 회의자예요. 戌 (개 술)은 백병전에 주로 사용하는 무기로 도끼날이 달린 창을 나타내는데, 止(그칠 지)를 위 아래 순서대로 놓은 步(걸음 보)를 더하여 흘러가는 시간을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보겠다는 의지와 인생 가는 길이 험한 전쟁터 같다는 자조가 함께 섞인 문자라고 하네요.

동양에서 신령한 존재를 의미하는 神(신)의 원형 글자인 申(신)은 비가 올 때 치는 번개 모습인데, 서양의 제우스도 본모습이 번개라서 그를 직접 보면 강력한 빛과 열기에 타 죽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네요. 본래 申(신)은 번개의 뜻으로 먼저 쓰였고 그다음으로 쓰인 것이 초자연적인 신이라는 뜻이었는데, 거룩한 존재인 신을 번개와 구분하기 위해 申(신)에 示(보일 시)를 더한 神(신)이 만들어진 거래요.

한자의 매력은 낱개로 분리했다가 다양하게 결합하여 새로운 의미의 글자가 되는 변신로봇 같은 면모인 것 같아요. 암호를 풀어가듯이 차근차근 재미있게 한자를 배우다보면 저절로 어휘력, 문해력도 향상된다는 것이 일거양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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